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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 데이터센터 신설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서울 구로구 개봉동 166-2번지 뒤로 인근 아파트단지 입주민 단체가 내건 설립 반대 현수막이 보인다. /정두용 기자

인공지능(AI) 시대에 더 중요해진 데이터센터가 IT 기업이 밀집한 지역이나 전력이 싼 지역이 아닌 서울 한복판 아파트 단지 옆에 들어서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아파트 옆에 병원이나 학원, 편의점, 카페가 있는 상가가 아닌 데이터센터가 웬 말이냐’며 항의하곤 한다.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기에는 교통이 편리한 서울 시내가 유리하다는데, 이 때문에 주민들에게 보상금을 쥐여주고 반발을 무마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민간 데이터센터 10곳 중 4곳이 서울에… 빈 땅 찾아 아파트 옆까지
30일 서울 구로구에 따르면 개봉동에 있는 1089세대 규모 센트레빌레우스 아파트와 경계를 접하고 있는 부지에 지난 달부터 데이터센터가 지어지고 있다. 3354㎡ 면적의 땅에 지하 4층, 지하 8층, 연면적 1만9225㎡ 규모로 건물이 지어진다. 그 안을 수많은 서버와 각종 전자기기들이 채우게 되고, KT클라우드가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곳엔 원래 예식장이 있었다. 1층엔 은행 지점도 있었다. 그 자리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선다는 소식에 아파트에는 ‘주민 건강 위협하는 데이터센터 신축공사 중단하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지난 21일 만난 이 아파트 주민 김모(42)씨는 “데이터센터 때문에 초고압선이 아파트 바로 앞에 매설된다”면서 “전자파가 나와 아이들 성장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갈등은 AI가 일상 속으로 파고들면서 잦아지고 있다. 내 생활에 AI를 더 많이 접하는 만큼, 그 정보를 처리할 서버가 많이 필요해져 내 집 앞에 들어서는 셈이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KDCC)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전국 데이터센터 153곳 중 45곳(29.4%)이 서울에 있고, 민간 데이터센터만 한정하면 85곳 중 34곳(40%)이 서울에 지어졌다. 인천·경기로 확대하면 데이터센터 전체의 58.8%가 수도권에 있다. 민간 데이터센터는 72.9%가 수도권에 지어졌다. 작년 말 기준으로 공사 중인 데이터센터 36곳 중 21곳(58.3%)이 수도권에 있다.

그래픽=손민균

영등포 당산동, 고양시 일산, 김포, 부평에서도 ‘아파트 옆 데이터센터 갈등’
인구밀도가 높은 서울이나 인천·경기에 데이터센터가 지어지며 개봉동 사례 같은 갈등도 발생한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경기 김포시 구래동 ▲인천 부평구 청천동 등에서도 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서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세빌스코리아는 지난달 기준 수도권에서 인허가를 받은 35건의 데이터센터 신설 사업 중 절반 이상이 공사 진행에 어려움이 있거나 일정 지연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지만 굳이 아파트 단지 옆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은 지방에 짓는 것보다 갈등을 감내하는 편이 더 낫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연합회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자체는 지방이나 해외에 둬도 상관없다”면서도 “건물을 지은 뒤 서버를 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데이터센터는 수도권이 유리하다”고 했다. 서버에 갑자기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조치해야 하는데, 지방에서는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데이터센터를 지을 만한 빈 땅을 찾다 보니 아파트 옆까지 오는 것이다.

그래픽=손민균

데이터센터 전자파 전기밥솥 수준이라지만 주민들은 반발
주민들은 주로 데이터센터에서 나오는 전자파 때문에 건강을 해칠 것이라는 민원을 넣는다고 한다. 데이터센터 운영자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미래전파공학연구소가 작년 11월 국립전파연구원 주관 포럼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전력 설비에서 나오는 전자파는 전기밥솥 수준이었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데이터센터 ‘각 춘천’에서 나오는 전자파는 가정용 전기레인지의 1% 정도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주민들에게 이런 내용을 알리더라도 설득이 잘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주민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보상금’이라는 당근을 내놓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구로구 관계자는 “2022년 12월 개봉동에 데이터센터를 지을 수 있게 허가를 내주자 옆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쳤는데, 작년 하반기쯤부터 민원이 뚝 끊겼다”면서 “건축 사업 시행사와 주민들 사이에 보상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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