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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역대 최악의 산불이 휩쓸고 간 지역에서는 주민들의 집과 일터가 모두 사라졌습니다.

폐허가 돼버린 삶의 터전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을지, 어디부터 손을 대야할지 주민들은 막막한 상황입니다.

송서영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산비탈에 30여 가구가 모여 살던 경북 안동의 신흥리.

산불이 마을 전체를 휩쓸어 성한 집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마을 대부분이 불에 타면서 이곳에서는 집과 집 사이 경계도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타고 남은 나무 밑동과 퇴비에서 불과 연기도 계속해서 피어오릅니다.

정성 들여 가꾼 집은 한순간에 잿더미가 됐고 키우던 가축도 잃었습니다.

[김현일/안동시 신흥리 주민]
"여기였는데. 이 닭들도 막 구석구석에… 여기는 닭장이었는데요…"

고향에 돌아와 10년 넘게 일궈온 소중한 것들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김현일/신흥리 주민]
"서울 지인들한테 상황을 이렇게 톡에다 올렸더니 이제 밥이라도 사 먹으라고 조금씩 도와줘서 옷 사입고…"

**

20여 가구가 사과 농사를 짓는 경북 의성의 동변리.

집집마다 있던 사과 창고는 불에 타 무너져내렸습니다.

과수원을 가꿀 농기구까지 모조리 타버렸습니다.

[박정교/의성군 동변리 주민]
"여기 우리가 농사지을 기계 있잖아요, 연장 같은 거. 다 있었는데 저것 다 고철 다 됐고."

사과 농사를 본격 시작할 시기에 닥쳐온 시련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박정교/동변리 주민]
"보건소 가서 안정제하고 수면제 처방받아서 먹고 있어요 지금. 지금도 아직 불만 보면 가슴이 두근거려요."

과수원에 물을 끌어오는 데 쓰던 호스인데요, 이 호스도 불에 중간중간 녹아버려서 밭에 물 주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자식처럼 키웠던 1천 5백여 그루 사과나무엔 산불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겉으로는 괜찮아 보이는 나무도 안쪽은 말라버려 제대로 열매를 맺기 힘듭니다.

[신문기/의성군 동변리 주민]
"이거 안 돼요. 올해는 안 죽어도 내년쯤 이렇게 되면 다 죽게 돼 있더라고. 요새 물오를 시기에 싹 지나가 버리면…"

피해 주민 대부분은 칠순을 넘는 고령층.

복구는 커녕 당장 타버린 잔해를 치울 사람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결국, 80년 가까운 시간을 보낸 마을을 떠날 결심까지 하고 있습니다.

[신문기/의성군 동변리 주민]
"이사 다른 데로 가버리려고. 불 이런 거 걱정 안 하고…"

MBC뉴스 송서영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우 / 영상편집: 안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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