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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피 | 운동 칼럼니스트 <헬스의 정석> 시리즈 저자

운동은 ‘대체로’ 건강에 좋지만 과할 때는 독이 되기도 한다. 과도한 운동, 그중에도 무거운 중량으로 운동할 때 무릎이나 허리 같은 근골격계에 부담이 된다는 사실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그도 아니면서 무거운 무게를 다룰 때 주의가 필요한 질환도 있다. 우리 몸은 큰 힘을 낼 때 복강의 압력을 높여 강도를 올리는데, 국도변 풍선 간판에 공기를 채워 세우는 것과 같다. 문제는 압력이 과하면 안에 있는 혈액이나 장기 등의 압력도 높아진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고혈압 혹은 안압을 신경 써야 하는 녹내장 환자 등은 무거운 중량을 다룰 때 주의해야 한다.

그런데 이것 말고도 남성에게 유독 문제가 되는 두 가지 질환이 있다. 첫 번째는 스포츠 탈장이다. 헬스장에서 아주 무거운 바벨을 기를 쓰고 들거나, 축구공을 힘껏 찰 때처럼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쓸 때 장의 일부가 주로 서혜부(사타구니)로 돌출되며 생기는데, 대개 뻐근한 느낌으로 시작해 점점 통증이 심해지며 나중에는 응급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스포츠 탈장은 특이하게 여성보다는 남성에게서 유독 잦다. 남아의 성장 과정에서 몸 안에 있던 고환이 밖으로 이동하는데, 이때 고환이 지나간 구멍(초상돌기)이 제대로 막히지 않아 여기로 탈장이 빈번히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힘을 많이 쓰는 남성 보디빌더나 역도 선수, 파워리프터(바벨 선수)에게서 가장 자주 나타나고, 축구나 럭비, 미식축구 등 격한 종목 선수들에게서도 흔하다. 2년 전 손흥민 선수도 탈장으로 수술을 받았고, 보디빌더 중에는 7번이나 미스터 올림피아를 기록한 필 히스, ‘빅 라미’로 잘 알려진 2020·2021 미스터 올림피아 맘두 엘스비아이도 스포츠 탈장을 겪었다. 무거운 것을 많이 다루는 남성들에게서 비교적 흔히 발병하니 유사한 증상이 있다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스포츠 탈장이 남성에게서 ‘더 빈번한’ 정도라면 오직 남성만, 특히 무거운 무게로 운동하는 남성이 유독 빈번하게 겪는 질환도 있는데, ‘정계정맥류’다. 여기서 ‘정맥류’는 잘 알려진 ‘하지정맥류’를 생각하면 되는데, 정맥이 정상적으로 이어지지 않고 꼬불꼬불해지고 제 기능을 못하는 그 현상이다. 비슷한 현상이 정계, 즉 고환의 정맥에 생기는 것이 정계정맥류다. 다리에서의 하지정맥류처럼 고환 주변에 굵은 핏줄이 엉켜 보이며, 좌측 고환에 많이 발생한다.

정계정맥류 자체는 남성 10명 중 1명이 가지고 있는 흔한 질환이지만 상태가 심해지면 고환의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기능을 떨어뜨리고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달갑지 않게도, 무거운 중량을 다루는, 즉 복압을 높이는 운동이 정계정맥류를 악화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다. 앞서 말한 스포츠 탈장과 정계정맥류를 함께 겪는 경우도 많다. 둘 중 하나를 겪었다면 나머지도 주의해서 지켜봐야 한다.

스포츠 탈장이나 정계정맥류가 생겼다면 병원 치료 후 어떻게 운동할지도 문제다. 가벼운 유산소운동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근력운동이 관건이다. 근력운동에서 복압을 안 쓰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바벨, 덤벨 같은 무거운 기구를 직접 다루는 운동의 비중은 줄이고 헬스장 내 머신을 활용하는 운동의 비중을 높이는 게 좋다. 이런 머신은 대개 몸통을 기댈 수 있어 복압을 덜 쓰기 때문이다. 이때 중량은 낮추는 대신 세트당 15~30회로 많이 드는 편을 권한다. 한편 무거운 기구를 들지 않더라도 복부나 허리에 강하게 힘을 실은 상태로 장시간 버티는 맨몸 운동도 15~30초 안쪽으로 짧게 끊어 실시하는 게 좋다.

수피 | 운동 칼럼니스트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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