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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가 미국을 인수할 수도 있다. 이는 과장이 아니고 정치적인 산수 계산이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州)로 편입하겠다고 밝히며 캐나다인들의 반감을 산 가운데, 트럼프의 해당 아이디어가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미 경제매체 포브스는 '캐나다 인수: 트럼프의 목표가 엄청나게 역효과를 낼 수 있는 이유'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같은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다. 칼럼은 "통합에 돌입하기 전에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은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며 "결과는 미국에 파괴적일 수 있다"고 짚었다.

그 이유는 미 헌법에서 각 주에 상원의원 2명씩 의석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50개 주인 미국은 100명의 상원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임기는 6년이며, 2년마다 50개 주 중 3분의 1씩 상원의원을 새로 선출해 연방에 보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마스크를 쓴 한 사람이 2025년 3월 13일 워싱턴 DC 백악관 앞에서 캐나다에 대한 지지를 표하면서 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런데 캐나다는 10개의 주와 3개의 준주(연방제 국가에서 주에 준하는 자치체제를 갖춘 행정구역)로 이루어져 있다. 10개 주는 각각 알버타, 브리티시 컬럼비아, 마니토바, 뉴브런즈윅, 뉴펀들랜드 앤 래브라도, 노바스코샤, 온타리오,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퀘벡, 사스카츄완 등이다. 3개 준주는 노스웨스트, 유콘, 누나부트다.

칼럼은 "캐나다인들은 단일 주가 되는 것을 받아들이는 대신 각 주와 준주가 주(州)의 지위를 유지하기를 고집할 것"이라고 봤다. 이 계산대로라면 캐나다 13개 주·준주에서 26명 상원의원이 배출되는 셈이다. 그러면서 "26석은 즉시 상원에서 의견을 형성하기에 충분하다"며 "협상 테이블에서 캐나다인들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심각한 오산"이라고 전했다.

포브스 칼럼에선 캐나다 측이 미국의 선례를 들면서 주를 반으로 쪼갤 것이라고도 했다. 1889년 다코타 준주가 지금의 노스다코타주와 사우스다코타주가 됐고, 웨스트버지니아주는 남북전쟁 중 버지니아주에서 분리됐다. 메인주도 1820년 매사추세츠주에서 분리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과 ‘51번째 주(州)’ 편입 조롱으로 캐나다인들 사이에서 반미 정서가 확대되는 가운데 ‘팔꿈치를 올려라’(Elbows up)가 대표 구호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 9일 팔꿈치를 올려라 집회에 참석한 캐나다인들. 팔꿈치를 올려라는 캐나다인들이 사랑하는 아이스 하키 경기 중 팔꿈치로 상대방과 싸우는 것에서 유래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런 논리로 캐나다는 주와 준주를 남북 혹은 동서 등으로 쪼갤 수 있다. 결국 주의 숫자를 2배로 늘려 최대 52석까지 상원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칼럼에선 "캐나다가 잠재적으로 52개 의석을 얻게 된다면 아이러니하게도 캐나다가 미 입법부를 지배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한마디로 기업 인수합병(M&A)에서 말하는 '역(逆) 인수합병(RTO)'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역인수 합병이란 피인수 기업이 인수한 기업을 도리어 통제하는 것을 뜻한다.

칼럼은 "캐나다인은 미국의 독립전쟁 기간 영국 편을 들었다"며 "미국의 건국 원칙을 거부한 이들의 후손이 미국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역사의 아이러니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캐나다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미국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통합보다 양국 모두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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