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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미국 애틀랜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데이터저널리즘 콘퍼런스 NICAR에서 조나단 소마 컬럼비아대 교수가 진행하는 ‘AI를 이용한 사진과 영상 분석’ 강연이 진행되고 있다.


인공지능(AI)은 이제 데이터 기반 취재·보도에도 없어서는 안 될 도구가 됐다. 지난 6일부터 나흘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데이터저널리즘 콘퍼런스 행사 NICAR(National Institute for Computer-Assisted Reporting)에서도 인공지능을 이용한 데이터 분석과 보도 사례가 눈길을 끌었다.

미국 탐사보도협회(IRE)가 주최하는 NICAR는 미 전역에서 모인 데이터 저널리스트들이 자신들의 데이터 수집 및 분석 기술을 공유하는 자리다. 올해는 눈이 정강이까지 쌓이는 궂은 날씨에도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온 저널리스트와 학자, 학생 등 930여 명이 참가했다.

AI의 영상 분석, 대선 영상부터 교통량 분석까지

조나단 소마 콜롬비아대 저널리즘스쿨 교수는 ‘AI를 이용한 사진과 영상 분석’이라는 발표를 진행했다. 자리가 없어서 일부 청중은 바닥에 앉아 들어야 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소마 교수는 지난 미국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TV토론에서 어느 후보가 더 많은 단독 샷을 받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영상 분석에 인공지능을 활용했다.

소마 교수는 강연에서 구글 코랩(웹에서 코드를 실행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을 열고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호출하는 코드를 띄웠다. 여기에 영상을 입력하고 ‘바이든과 트럼프가 화면에 혼자 등장하는 시간을 초 단위로 계산해달라’는 프롬프트를 전달하자 바이든 23초, 트럼프 20초라는 결과가 출력됐다. 소마 교수는 유료 플랜을 사용했지만, 무료로도 제한적인 사용이 가능했다. 그는 “이 모델은 초 단위 계산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후에 팩트체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마 교수는 이어서 블룸버그가 보도한 ‘뉴욕의 혼잡통행료는 효과 있었나?’에 사용된 영상 분석 방식을 소개했다. 이 기사는 뉴욕시에서 혼잡통행료를 부과하기 전과 후의 차량 통행량을 비교하기 위해 AI를 사용했다. 뉴욕 거리의 CCTV 영상을 AI 모델로 분석해 버스, 택시, 자가용 등 차량의 종류를 구분한 뒤 각각의 교통량을 계산했고, 이를 통해 통행료 부과 이후 자가용 교통량이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Supervision 라이브러리를 이용해 서울 정동사거리의 CCTV 영상을 분석해 출력한 모습. 소마 교수가 제공한 코드를 이용해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TOPIS)에서 영상을 내려받아 즉석에서 만들었다.


차량의 종류를 탐지하고 추적하는 데에는 ‘Supervision’이라는 라이브러리(프로그램의 모음)를 사용했다. 소마 교수가 제공한 코드와 Supervision 라이브러리를 사용해 실제 경향신문사 부근에 있는 서울 정동사거리의 CCTV 영상을 분석해봤다. 영상은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TOPIS)에서 제공하는 것을 캡처해 사용했다. 그 결과 대체로 정확한 결과가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화면의 차량마다 붙은 태그에서 #의 숫자는 차량이 등장한 순서, 가운데는 차량 분류, 오른쪽의 소수점은 차량 분류의 신뢰도를 나타낸다. 1에 가까울수록 신뢰도가 높다.

즉석에서 공공데이터 검색 챗봇을 만들다

애틀랜타 저널-컨스티튜션의 찰스 민슈 에디터가 진행한 ‘공공 데이터를 찾는 자신만의 챗봇 만들기’ 발표에서는 챗GPT를 사용해 개인화된 챗봇을 만드는 방법을 공유했다. 이를 통해 복잡한 공공데이터를 좀 더 쉽게 탐색할 수 있다. 챗GPT에서 ‘GPT탐색’을 선택한 뒤 ‘만들기’ 버튼을 누르면 챗봇을 제작할 수 있는 창이 나온다. 여기에 지시사항과 응답의 기반이 되는 공공 데이터 파일을 올리면 손쉽게 챗봇을 제작할 수 있다.

민슈 에디터는 발표를 진행하면서 미네소타 주 정부 데이터에 관한 질문을 하면 답변을 주는 챗봇을 즉석에서 제작했다. 강연을 시작하기 전 미네소타의 정부 기관이 사용하는 기록 목록과 형식 등이 담긴 PDF 파일을 업로드하고 정부 홈페이지 검색을 우선순위에 두라는 지시문을 입력했더니 30여 분 뒤 발표가 끝날 때쯤 ‘미네소타 데이터 고퍼’ 챗봇이 금방 만들어졌다.

찰스 민슈 애틀랜타 저널-컨스티튜션 에티터가 강연에서 만든 미네소타 데이터 고퍼 첫 화면.


민슈 에디터가 “미니애폴리스 경찰국에서 어떤 기록들을 받아볼 수 있을까?”라고 챗봇에 질문하자 챗봇은 “사고 데이터, 바디캠 영상, 범죄 통계 등을 받아볼 수 있다”고 답했다. 질문에 대한 피드백을 주는 등 채팅을 주고받으며 챗봇의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을 선보이기도 했다. 챗봇을 만들기 위해서는 챗GPT 유료 플랜 결제가 필요하다. 제작된 챗봇을 사용하는 것은 무료 플랜으로도 가능하다.

인공지능은 데이터저널리즘의 필수 요소

이외에도 올해 NICAR 콘퍼런스에서는 ‘뉴스룸에서 AI 도구 사용하기’, ‘AI 스타터 팩: 파이썬’등 인공지능 관련 발표가 26개나 진행됐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데이터저널리즘에서도 인공지능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해졌는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소마 교수의 ‘뉴스룸에서 AI 도구 사용하기’ 세션에서는 뉴스룸에서 사용할 수 있는 AI 기술을 소개했다. 프로퍼블리카의 개발자 브랜든 로버츠가 진행한 ‘AI 스타터 팩: 파이썬’에서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개인용 컴퓨터에서 실행할 수 있게 도와주는 툴인 ‘올라마’의 사용법을 공유했다. 참가자들은 다양한 언어모델을 제공하는 허깅페이스에서 직접 AI 모델을 내려받은 뒤 실행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NICAR에 참가한 일본 아사히신문의 료마 코미야마 기자는 “데이터 저널리즘을 위한 기술, 특히 AI 기술을 접하고 싶어서 왔는데 ‘뉴스룸에서 AI 도구 사용하기’이라는 AI 기술에 관한 좋은 세션이 있었다”며 “돌아가서 세션에서 알게 된 내용을 사용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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