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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 앞으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뉴스1
정부가 제시한 의대생 복귀 데드라인(31일)을 앞두고 학생 귀환을 위한 정부·대학의 막판 설득전이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대학들은 한 명의 학생이라도 더 복귀시키기 위해 등록 기간·제적 통보를 미루거나, 1대1 면담·학부모 공청회 등을 통해 미등록·미복학 학생을 설득하는 중이다. 교육부는 31일 기준 의대생 복귀율에 따라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연대 1명 제적, 나머지 다 등록”…SKY 의대 대부분 복귀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고려대·연세대·울산대 등은 군 휴학 등 일부 학생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학생들이 올 1학기에 등록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는 제적 대상자 없이 전원이 복귀해 전날(27일) 등록을 마쳤으며, 울산대 의대생들도 이날 전원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연세대도 1명을 제외하고 모든 학생이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재영 의대 학장은 이날 교수들에게 보낸 글에서 “오후 5시 등록 마감 결과 1명을 제외한 모든 학생이 복학 신청과 등록을 완료했다”며 “오늘 우리 대학에선 1명의 제적 학생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고려대는 학생과 학부모의 추가 접수 문의가 쇄도하자 이날 예정했던 제적 통보를 미루고 31일까지 등록을 연장했다. 고려대 의대 관계자는 “오늘까지도 면담 신청이 추가로 접수되고 있고, 수업을 듣고 싶다며 복학하려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등록 절차를 마감하는 성균관대, 가톨릭대 등도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의 높은 등록률 여파로 예상보다 많은 학생이 등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균관대는 학생들의 복학 문의가 급증함에 따라 이날 오후 5시였던 마감 시간을 자정까지로 연장했다. 한 사직 전공의는 “특히 24학번의 등록률이 높은데, 다른 학번과 달리 이번에 제적되면 재입학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의대생은 “특히 서울 소재 주요 의대는 놓치기 아까운 선택지인 만큼 유급, 학사 경고가 아닌 제적이 주는 무게가 달랐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의 모습. 연합뉴스


인하대는 '미등록' 의결…등록 마감 의대 '문 더 열겠다'
이미 공식적으로 등록 절차를 마감한 의대들 역시 가능한 한 명이라도 더 많은 학생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수도권의 한 의대 관계자는 “복학 신청서는 이메일로 접수받는데, 주말에도 이메일은 받지 않겠나”며 “대다수 의대가 '31일까지 돌아오겠다는 학생들은 받아주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의대가 있는 대학의 한 관계자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이상 학생 한 명을 제적시키는 게 쉬운 결정이 아닌데, 여러 명을 제적하기란 정말 어려운 결정”이라며 “어떻게든 더 많은 학생이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교육기관의 역할”이라고 했다.

다만 여전히 '미등록 투쟁' 입장을 고수하는 의대도 적지 않다. 이날 등록 절차가 마감되는 인하대는 의대생 220명 투표 결과, 미등록에 표를 던진 이가 97%를 넘겼다. 이에 따라 학생 대표가 미등록을 이어간다는 방침을 전체 학생들에 공지했다.



"70% 이상 복귀하면 정상 수업 가능"
상대적으로 등록률이 낮은 비수도권 의대는 등록 마감 마지막 날까지 온라인 학생 공청회 등을 열며 학생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마감하는 조선대는 전날 의대 학장 주재로 학생 간담회를 개최했으며, 원광대 역시 마감일인 이날 오후 학년별 온라인 간담회를 열었다. 충청권의 한 의대는 학생 대신 학부모들에게 복학을 권유하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하지만 상당수 의대는 여전히 학생 복귀률이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수도권 대학 관계자는 “좁은 지역사회, 해당 대학 내 의대의 높은 입지 등과 맞물리며 설득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원광대 의대 간담회 개최 안내문.
교육부는 31일까지의 학생 복귀 비율을 집계해 2026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부가 복귀 비율을 판단하는 시한을 31일 이후로 늘려줄 의향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70% 이상 학생들이 복귀한다면 정상적인 수업이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박단 "주저 않을 때 아니다"
의대가 있는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은 이날 “학생들이 돌아와 정상 수업을 할 경우 의총협이 결의한대로 2026학년도 모집 인원을 3058명으로 조정한다는 점을 재확인한다”며 “학생들은 대학을 믿고 조속히 학교로 복귀해 훌륭한 의사로 성장하기를 다시 한번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한덕수 총리 권한대행도 전날(27일) 의대생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정부는 총장님과 학장님들의 제언(모집인원 조정)을 받아들였고, 앞으로도 그 약속을 굳게 지켜나갈 방침”이라며 “그러니 이제 더는 주저하지 말고 강의실로 돌아와달라”고 밝혔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모습. 연합뉴스
하지만 일각에선 높은 등록률이 수업 정상화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제적을 피하기 위해 등록한 후 최소 학점만 신청하거나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방식으로 집단 행동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 측은 “단순한 등록률이 아니라 등록한 학생의 수업 참여도와 정상적인 수업 진행 상황을 기준으로 증원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대생들의 수업 태만이 지속될 경우 4월에도 2026학년도 정원을 놓고 혼란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의료계 대표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의대생 복귀 문제에 대해 "의협은 학생들이 독립적인 판단을 내리는 주체로서 결정할 것으로 믿는다. 그들이 내린 결정은 어떤 결정이든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의협이 제적 사태에 소극적이란 비판에 대해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의협이 의대생을 이끌겠다고 한다면 그들이 성인임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그들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역할을 다 하겠다는 게 의협 기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의대생의 복귀 움직임에 대해 이날 박단 의협 부회장(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팔 한 짝 내놓을 각오도 없이 뭘 하겠다고”라며 “아직 주저앉을 때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박 부회장은 "상대의 칼끝은 내 목을 겨누고 있는데, 팔 한 짝 내놓을 각오도 없이 뭘 하겠다고. 등록 후 수업 거부를 하면 제적에서 자유로운 건 맞나”며 “저쪽이 원하는 건 결국 굴종 아닌가”라고 적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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