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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주 관계’ 두고 치열한 수싸움
영풍, 전날 배당 통해 해소하자
고려아연, 장외매수 통해 다시 형성
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고려아연이 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MBK·영풍의 ‘이사회 과반 장악’ 시도를 막아냈다. 일단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지만, MBK·영풍이 법적 대응을 예고해 분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이날 서울 용산구 몬드라인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 8명이 추가로 선임됐다고 밝혔다. 최윤범 회장 측이 추천한 이사는 박기덕·김보영·권순범·제임스 앤드류 머피·정다미 등 5명이 선임됐고 MBK·영풍 측은 권광석·강성두·김광일 등 3명이 선임됐다. 이로써 최 회장 측은 기존의 임기가 남은 이사진을 포함해 ‘이사회 과반 장악’을 유지하게 됐다.

다만 MBK·영풍 측 이사가 기존 1명에서 4명으로 늘어났다. 주총 직전까지 이사회 구도는 최 회장 측 5명, MBK·영풍 측 1명으로 ‘5대 1’이었다. 새로운 이사들이 선임되면서 이 구도는 ‘11대 4’로 재편됐다.

지분율에서 앞서 있는 MBK·영풍은 애초 고려아연에 ‘이사 수 상한’이 없는 점을 공략해 많은 이사를 진입시켜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려 했다. 그러나 이날 정기총회에서 ‘이사 수 19명 상한’ 정관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이 전략은 실패했다.

승패는 ‘의결권’이 갈랐다. 전날 서울중앙지법은 MBK·영풍 측이 ‘고려아연 주식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달라’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고려아연과 영풍 사이에 ‘상호주 관계’가 형성됐다는 이유에서였다.

최 회장 측은 지난 1월 고려아연의 호주 손자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에 자신과 일가족이 보유한 영풍 지분 10.3%를 넘긴 바 있다. 이로 인해 고려아연 지배구조에 순환출자 고리(고려아연→선메탈홀딩스(SMH)→SMC→영풍→고려아연)가 생기고 ‘상호주 관계’가 만들어졌다. 상호주는 두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상대 회사 주식을 말한다. 상호주가 10%를 넘으면 전체 지분에 대해 의결권 행사가 행사가 제한된다.

다만 지난 7일 법원은 SMC가 주식회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상호주 관계’를 인정하지 않았고, 이에 최 회장 측은 며칠 뒤 영풍 지분을 선메탈홀딩스로 옮겼다. MBK·영풍은 이 역시 인정할 수 없다며 의결권 행사를 위한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이번엔 상호주 관계를 인정해 MBK·영풍의 신청을 기각했다.

27일 법원 결정으로 최 회장 측이 승기를 굳히는듯 했으나 MBK·영풍이 또한번 반격에 나섰다. 영풍 측이 판결 당일인 2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1주당 0.04주를 배당하기로 결의한 것이다. 이렇게 하면 선메탈홀딩스의 영풍 지분율이 10% 미만으로 낮아진다. MBK·영풍은 이날 밤 보도자료를 내고 “상호주 관계는 해소됐다”면서 의결권 행사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밤사이 최 회장 측이 다시 방어에 나섰다. 선메탈홀딩스가 케이젯정밀(옛 영풍정밀)이 보유한 영풍 주식 1350주를 장외 매수하도록 해, 선메탈홀딩스의 영풍 지분율을 10.03%로 다시 끌어올렸다. 의결권이 제한되는 상호주 관계를 다시 만든 것이다.

28일 주주총회에서 MBK·영풍 측은 선메탈홀딩스의 주식 매입을 인정할 수 없다며 항의했으나 결국 영풍의 의결권은 행사하지 못했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은 MBK·영풍이 40.97%, 최 회장 측이 우호 지분을 합해 34.35%으로 MBK·영풍이 더 높다. 그러나 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되면서 MBK·영풍은 15.55%의 지분에 대해서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28일 고려아연 노조원들이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장 앞에서 피케팅 시위를 하고 있다.


주총장 안팎에서 MBK를 향한 노동자들의 시위도 이어졌다.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노조원들은 주총이 열린 몬드리안 호텔 앞에서 ‘홈플러스 회생 MBK가 책임져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피켓시위를 벌였다. 고려아연 노조원들은 주총장 앞에서 ‘자본시장 하이에나 MBK 경영 참여 철회하라’ ‘MBK 경영행태, 노동자와 지역경제가 몰락한다’ 등의 구호가 담긴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이날 주주총회가 끝난 뒤 고려아연은 보도자료를 내고 “적대적M&A를 위한 이사회 장악을 시도했던 MBK·영풍 측의 시도는 수포로 돌아갔다”면서 “대한민국의 자원안보를 뒷받침하고 글로벌 전략광물 공급망의 중심축으로서 역할을 계속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MBK·영풍 측은 법적 대응으로 이날 주주총회 결과를 무력화하겠다는 입장이다. MBK·영풍은 주주총회 뒤 낸 보도자료에서 “의결권 제한으로 인해 왜곡된 정기주총 결과에 대해서 즉시항고와 효력정지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하고, 법원에서 왜곡된 주주의 의사를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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