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어제(26일) 새벽, 영덕군 영덕읍 석리에 홀로 살던 101살 노인이 산불을 피하지 못하고 집에 있다 숨졌습니다.

산불이 확산한 뒤 연락이 닿지 않자, 가족들이 대구에서 영덕으로 급하게 달려갔지만, 집은 이미 불에 타 무너진 후였습니다.

[사망 할머니 손녀: (26일) 새벽 3시쯤 대구에서 영덕으로 출발했어요. 갔더니 거기 아직 산불도 타고 있고. 할머니 집이 다 무너져 내려서, 아버지랑 동생이 치워보려고 했는데 저희 아버지랑 동생 힘만으로는 가능한 게 아니라서.]

희생자는 영덕읍 최고령자였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데다 순식간에 불길이 덮치자,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망 할머니 손녀: (동네 분들께) 저희 할머니 대피했냐고 물어봤는데 못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니까 불이 너무 순식간에 번져서 다시 데리러 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마을에서 가장 고령이셨거든요. 걷는 것도 편치 않으셔서 그런지 대피를 못 하셨어요.]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무너져 버린 집, 가족들은 그 틈에서 고인의 유골을 찾고 흐느꼈습니다.

[사망 할머니 손녀: 모셨다가도 다시 돌아가셨거든요. 본인 집으로 불편하다고 아무래도 바닷가에서 자연이랑 사시던 분이라 답답하셨나 봐요. 말도 못 하죠. 지금 아버지한테는 묻지도 못할 정도고, 솔직히 마음이 너무 참담하실 것 같아서. 오늘도 할머니 사진 보면서 울고 그랬는데 저희 할머니가 연세는 많으셨어도 그렇게 고통스럽게 가실 줄은 몰랐거든요.]

워낙 거센 불길이 순식간에 밀려오긴 했지만, 손녀는 행정당국이 더 적극적인 대피 조치를 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사망 할머니 손녀: 거기는 젊은 사람들이 없어요. 큰 스피커 같은 걸로 그냥 '대피하세요' 이렇게 하면은 대피를 하는 시스템이라. 시골이고 언덕인 데다가 길이 저희 같은 보통 성인들도 절대로 뛰지는 못하는 길이고요. 가파르고 좀 길이 좀 잘 안 돼 있어서.]

그러면서 같은 피해가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선, 산불과 같은 급작스런 재난 때 고령층을 위한 대피 방안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사망 할머니 손녀: 어르신들 계신 지역은 대피 시스템 자체를 동일하게 하면 안 될 것 같고요. 귀가 잘 안 들리실 수도 있고.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저희 할머니처럼 걷는 게 빠르지 않다거나, 불편하신 분들은 그런 비상 상황에서 그 마을의 젊은 사람이나 누가 같이 대피할 수 있게 해 주시거나. 대피를 좀 유난스럽다고 할지라도 안전 문제니까….]

KBS 뉴스 이윤재입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네이버,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956 서울 전역에 건조주의보… 강원 평창 대설주의보는 해제 랭크뉴스 2025.03.29
45955 헌재 선고 지연에 윤 지지자들도 ‘불안’…도심 곳곳서 탄핵 반대 집회 랭크뉴스 2025.03.29
45954 검찰, 천하람 소환조사…명태균 ‘칠불사 홍매화 회동’ 캐나 랭크뉴스 2025.03.29
45953 ‘버거플레이션’ 현실화…롯데리아·노브랜드·써브웨이 줄인상 랭크뉴스 2025.03.29
45952 "묘지 정리 후 나뭇가지 태웠다"…발화 추정 지점엔 버려진 라이터 랭크뉴스 2025.03.29
45951 "살려줘요" 비명에 맨손 구조…사망자 1002명 '아비규환' 미얀마 랭크뉴스 2025.03.29
45950 "즉각 파면" "탄핵 무효"...주말 도심 곳곳 대규모 탄핵 찬반 집회 랭크뉴스 2025.03.29
45949 탄핵 선고 미루는 헌재, 까맣게 타들어 가는 마음 [.txt] 랭크뉴스 2025.03.29
45948 민주당, 검찰 문재인 소환에 “아직 정신 못 차려…윤석열 정권 최후 발악” 랭크뉴스 2025.03.29
45947 조국혁신당 “31일까지 마은혁 임명 안 하면 한덕수 탄핵 절차 돌입” 랭크뉴스 2025.03.29
45946 '마지막 화선' 산청 산불 9일째…지리산 권역 주불 진화 난항 랭크뉴스 2025.03.29
45945 영남 산불 9일째, 사망 30명·부상 43명…주택 3285채 불 타 랭크뉴스 2025.03.29
45944 “기온 뚝, 얇은 이불에 잠 못 이뤄”…이재민 불안한 텐트 생활 랭크뉴스 2025.03.29
45943 윤택 "연락 안되는 '자연인' 있어 애가 탄다…부디 아무 일 없길" 랭크뉴스 2025.03.29
45942 "이대로 가면 일본은 추락한다"…경제 연구소가 예측한 '50년 후' 상황 보니 랭크뉴스 2025.03.29
45941 미얀마 군정 발표, “사망자 1,002명·부상자 2,376명”…미국 USGS “사상자 만 명 넘을 듯” 랭크뉴스 2025.03.29
45940 산청 신촌마을 대피령‥산불 확산 우려 랭크뉴스 2025.03.29
45939 100㎝ 낙엽층에 파고든 불씨…식생·지형에 지리산 산불 장기화 랭크뉴스 2025.03.29
45938 "싱크홀 사고로 딸급식이 빵" 불만 올린 김경화 전 아나 결국 랭크뉴스 2025.03.29
45937 "그냥 두고 볼 수 없어…위로 되길" 백종원, 각종 논란 속 이재민 위해 나섰다 랭크뉴스 2025.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