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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에 문닫는 스타트업 속출에
중기부, 벤처투자촉진법 개정 추진
AC 컴퍼니 빌더 자회사 설립 허용
AC 업계 "초기 기업 활성화 계기..
'한국판 오픈AI' 발굴·육성 기대"
/픽사베이

[서울경제]

액셀러레이터(AC·창업기획자)가 자회사 형태로 컴퍼니 빌더를 설립하는 것이 허용될 전망이다. ‘컴퍼니 빌더’는 창업 초기 기업의 아이디어 개발, 사업 구체화, 인력 및 자금 확보 등을 지원해 동반 성장하는 모델로, 벤처 스튜디오로도 불린다. 글로벌 최대 AC인 와이컴비네이터가 오픈AI를 발굴해 키워낸 게 대표적 사례다. 벤처 투자 혹한기가 장기화하면서 제대로 서보지도 못하고 무너지는 창업 초기 기업 사례가 잇따르자 정부가 대응책으로서 이같은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7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르면 다음 달 벤처투자촉진법 시행령 개정에 착수할 예정이다. 벤처투자촉진법 27조에 따르면 창업기획자는 △금융회사 등에 대한 투자 △기업구조개선 기관전용 및 일반 사모집합투자기구에 대한 투자 △경영지배 목적형 투자 등이 제한된다. 이중 경영지배 목적형 투자에 대한 행위 제한을 완화해 컴퍼니 빌더 도입을 확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현재로서는 ‘창업자가 직접 선발하거나 보육한 초기창업기업에 대한 경영지배’ 요건부터 손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직접 보육한 초기 기업에 대해서만 경영지배 투자를 허용하는 등 엄격한 행위 제한 탓에 한국에서는 컴퍼니 빌더가 사실상 불법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면서 “보육하지 않은 기업도 경영지배 목적형 투자에 포함시키면 컴퍼니 빌더 설립을 검토할 AC는 10곳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컴퍼니 빌더는 여러 개의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창업하는 조직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에 단순히 지분 투자를 하는 AC나 벤처캐피탈(VC)과 달리 혁신 아이디어가 있는 창업가들에게 필요한 자본금과 전문인력을 지원한다. 기존 투자와 가장 큰 차이는 경영참여 여부다. 멘토링 등 간접적인 방식으로 경영을 지원하는 AC와 달리 경영 전반에 직접 참여하며 취득하는 지분율도 최소 10% 이상으로 일반 AC 투자와 비교해 높은 편이다.

일반 투자 대비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것이 컴퍼니 빌더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자본금과 필요 인력을 AC가 직접 투입하는 덕분에 후속 투자와 투자 회수까지 걸리는 기간이 짧은 편이다. 'GSSN 데이터 보고서 2022'에 따르면 컴퍼니 빌더 출신 스타트업은 일반 기업과 비교해 시리즈A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2.75년으로 41%, IPO까지 걸리는 시간도 7.5년으로 31% 짧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화성 AC협회장(씨엔티테크 대표)은 "글로벌 최대 AC로 불리는 와이콤비네이터는 벤처 스튜디오 프로젝트를 통해 챗GPT 개발사인 오픈 AI를 발굴했다"며 "국내 AC가 컴퍼니 빌더로 활동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규제 완화가 시급했다"고 말했다.

한 AC 대표는 “대전에는 석·박사급 인력이 3만 명 이상 있지만 창업률은 여전히 매우 낮은 편”이라며 “컴퍼니 빌더가 늘어날수록 기술 기반 창업이 늘어나는 선순환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엿다.

정부가 이처럼 전격적인 규제 개선에 나선 것은 최근 들어 초기 스타트업이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24.7%였던 초기 스타트업 투자 비중은 지난 1월 10.4%까지 급감했다. 이 기간 후기 스타트업 투자 비중은 35.6%에서 54.1%로 증가했다.

AC 역시 전례 없는 경영 위기를 겪고 있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스타트업의 초기 투자와 보육을 담당하는 AC의 등록 말소 건수는 34건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등록 말소한 곳 중 3분의 1 이상인 12곳은 2022~2023년 라이선스를 취득한 신생 회사였다.

한편 업계에서는 초기 스타트업의 생존율을 끌어올리려면 초기 투자 의무 비율 등과 관련한 규제 완화가 동반돼야 한다는 의견도 커지고 있다. 중기부는 지난해 10월 AC가 결성하고 운용하는 개인투자조합의 의무 투자 대상을 '업력 3년 미만 기업'에서 '업력 5년 미만 기업'으로 확대한다고 예고했다. 다만 업력 5년 미만 기업에 투자할 수 있더라도 '해당 기업은 투자 유치 실적이 없어야 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창업 2년 차 스타트업에 초기 투자를 집행한 뒤 4년 차에 추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 생길 수 있는데, 이미 한번 투자가 이뤄진 만큼 후속 투자가 불가능하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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