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7일째 이어진 경남 산청군 산불이 전날(26일) 밤사이 지리산 국립공원 방향으로 더 확산했다. 국립공원 내 화마(火魔)가 영향을 미친 범위는 축구장(면적 0.714㏊) 42~56개 규모일 것으로 추정된다. 산림당국은 일반 헬기보다 담수량이 최대 5배 큰 미군 대형 헬기를 포함 총 29대 헬기를 산불 현장에 투입, 진화에 나선다.

미군 시누크 헬기. 지난해 3월 20일 오전 경기 연천군 임진강에서 열린 한미연합 제병협동 도하훈련에서 미군 시누크 헬기가 전술부교를 강 위에 놓고 있는 모습. 뉴스1


“국립공원 내 산불 영향 30~40㏊ 추정”
27일 산림 당국에 따르면 산불은 전날 오후 경남 산청군 구곡산 정상(961m) 부근을 지나 지리산국립공원 경계를 넘어 확산 중이다. 깊은 골짜기를 따라 강한 바람과 함께 돌풍이 일면서 구곡산 불길이 지리산까지 번진 것이다.

산림 당국과 지리산국립공원경남사무소가 추정한 공원 내 산불영향구역은 30~40ha다. 산림청 관계자는“연무가 심해 장비로 직접 확인한 게 아니어서 정확하진 않다”면서도 “나무가 빽빽해 그 밑에 상황을 알 수가 없다. 밤새 불길이 더 파고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영옥 기자
박완수 경남지사는 “대한민국 1호 국립공원을 지켜내야 할 절체절명의 순간”이라며 “중앙정부 차원의 신속하고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했다. 지리산국립공원은 산세가 험하다. 또 원시림이 잘 보존된 곳이 많아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반달가슴곰 등 희귀 야생동물 서식지다.



일반 헬기 5배 물 폭탄 쏠 미군 헬기 온다
하지만 산림당국은 험준한 산악지형 때문에 지리산에 진화 인력 투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바람도 문제다. 기상청은 산청 산불 현장에 오후 한때 초속 10m 이상의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했다. 바람과 함께 불길이 확산하면 진화대원 안전도 위험하다.

경남 산청·하동 산불 일주일째인 27일 오전 지리산과 인접한 산청군 시천면 동당마을 위로 산불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뉴스1
이에 산림당국은 진화 헬기를 통해 지리산 산불 확산을 저지할 계획이다. 우선 물을 뿌려 불길을 잡고, 산불 지연제(리타던트)를 투하해 재발화하는 불길을 저지하겠단 생각이다. 이날 산림당국이 운용할 헬기는 29대다. 이중 미군 헬기 4대도 투입한다. 시누크(CH-47) 1대와 유에이치60(UH-60) 헬기 3대다. 담수 용량이 5t인 시누크는 대형 헬기다. 유에이치는 1.5t이라는 게 군 당국 설명이다. 여기에 우리 군 헬기 5대도 투입된다. 의료용 헬기 1대를 제외한 4대가 시누크다.

군 헬기는 기본적으로 담수용량이 크다. 지자체 임차 헬기(1~1.2t 담수) 헬기보다 최대 5배(시누크 기준) 많은 물을 한 번에 뿌릴 수 있다. 현재 산청 산불 현장에 투입 중인 산림청 대형 헬기인 에스64(S64·담수량 8t) 1대를 제외하면 시누크 담수량이 가장 크다.

산림청 관계자는 “헬기 대수보다 용량이 더 중요하다”며 “한 방에 뿌리는 게 더 효과적이어서 일반 3대보다 대형 1대가 더 낫다”고 했다. 미군 헬기에는 우리 군 조종사가 함께 탑승한다. 미군 헬기 조종사가 처음 접하는 지리이고,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산불 현장에는 연무(연기와 안개)가, 군 헬기가 대기 중인 사천공항에는 구름이 껴 아직 출동하지 못하고 있다.

산림청 공중진화대와 산불재난특수진화대가 26일 밤부터 27일 새벽 사이 경남 산청군 시천면 동당리 일대에서 민가와 지리산을 지키기 위해 산불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뉴스1


“하동 완진 목표…다 잡으면 지리산 집중”
산림 당국은 불길이 확산한 하동은 전날 야간 진화 작업으로 불길이 많이 잡혔다고 했다. 산림 당국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오늘 중 완전 진압이 목표”라며 “일찍 불길을 다 잡아 인명·재산 피해를 막으면, 모든 인력과 장비를 지리산에 집중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오후부터 비 소식 예보됐다. 하지만 산청·하동 산불 현장에는 5㎜의 적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됐다. 오전 9시 기준 산청·하동 산불 진화율은 77%로 전날 오후와 별 차이 없었다. 전체 화선 67㎞ 중 남은 불의 길이는 16㎞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195 대통령을 '날릴' 유일한 권력, 헌법재판소의 역사적 결정들 랭크뉴스 2025.03.30
46194 삶의 중심을 잃고, 돌만 쌓았다…예술이 됐다 랭크뉴스 2025.03.30
46193 심판관·칼잡이가 장악한 보수 정당, 민주주의를 죽인다 랭크뉴스 2025.03.30
46192 엔믹스 앨범 완판된 곳 어디?… 편의점서 음반 사는 시대 랭크뉴스 2025.03.30
46191 여야, 尹탄핵 놓고 ‘헌재법’ 입법 전쟁 랭크뉴스 2025.03.30
46190 [속보]산청 산불 10일째 진화율 99%에도…경사 40도 화선·두꺼운 낙엽층 “주불 잡기 난항” 랭크뉴스 2025.03.30
46189 "두고 볼 수 없다" 백종원, 산불 화재 이재민 위해 급식 봉사 랭크뉴스 2025.03.30
46188 [르포] 육해공서 목격한 '역대최악' 산불 현장…국토 곳곳 잿더미 랭크뉴스 2025.03.30
46187 '산불 추경'마저 여야 합의 공전…韓경제 2분기도 안갯속 랭크뉴스 2025.03.30
46186 화상·굶주림... 동물도 피해 심각... 우리 갇혀 떼죽음 위기도 랭크뉴스 2025.03.30
46185 홈플러스, 이달 회생 개시 전 사흘 치 임원 급여 4천여만 원 지급 랭크뉴스 2025.03.30
46184 지리산 산불, 국립공원 외곽 200m 남아…"오늘 주불 진화 최선"(종합) 랭크뉴스 2025.03.30
46183 식물도 ‘조기 건강검진’…잎에 찌르는 진단용 주사기 개발 랭크뉴스 2025.03.30
46182 3월 마지막 날까지 춥다··· 산불 위험도 계속 랭크뉴스 2025.03.30
46181 최상목 가고 그가 오니 용산도 활력... 다시 정국 중심에 선 한덕수 [정치 도·산·공·원] 랭크뉴스 2025.03.30
46180 [중년 여성의 알바 생활] 외제차 끌고 나온 ‘알바’ 여사님들 랭크뉴스 2025.03.30
46179 '유흥 성지' 오명 벗어던지고…휴가철 인구 무려 30배 불어난 '이곳' 어디? 랭크뉴스 2025.03.30
46178 “미안합니다” 600년 넘게 젊었던 느티나무도 화마에…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3.30
46177 이재명 '골프사진 조작' 비판한 국힘 겨냥, SNS 올린 사진 한 장 랭크뉴스 2025.03.30
46176 [속보]10일째 맞은 산청 산불 진화율 99%…“진화 총력” 랭크뉴스 2025.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