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요미우리 "역사 인식 논란 우려해 보류"
전향적 역사 인식은커녕 아베 길 답습
이시바 '과거사 반성 종결' 아베 뜻 계승
조태열(오른쪽 두 번째) 외교부 장관이 21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이시바 시게루(맨 오른쪽) 일본 총리를 예방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올해 제2차 세계대전 패전 80주년을 맞아 검토해 온 '전후 80년 담화' 발표를 보류하기로 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 집권 자민당 안에서 상대적으로 전향적인 과거사 인식을 갖춘 인사로 분류됐지만, 정작 취임 후 이전 총리들과 다른 모습은 보여주지 않았다. 오히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만든 전례만 답습하고 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각의(국무회의) 결정에 의한 전후 80년 담화를 연기하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

담화 연기는 자민당 내 강경 보수파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총리는 이달 초만 하더라도 오는 8월 역사 인식과 평화 국가로 가겠다는 결의를 담은 전후 80년 담화를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맞춰 일본이 벌인 전쟁을 검증하고 반성하는 새 견해를 제시할 방침이었다. 이시바 총리 주변에선 "전후 80주년에 아무것도 안 하고 넘길 수 없다"는 의견이 중론이었다.

버락 오바마(오른쪽) 당시 미국 대통령이 2016년 5월 27일 원자폭탄 투하 71년에 맞춰 당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일본 히로시마평화공원을 방문해 헌화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히로시마=AFP 연합뉴스


그러나 이 소식이 알려지자 자민당 내 강경파는 '얼마나 더 사과해야 하느냐'며 반발했다. 10년 전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전후 70년 담화를 톧해 "일본은 거듭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명해 왔다"며 후대는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혀 비판을 받았다. 일본 총리들이 10년 주기마다 과거사 반성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것과 달리 침략의 역사를 '과거형'으로 끝내겠다고 한 것이다. 요미우리는 "자민당 내부에선 (아베 담화로) 역사 문제에 마침표를 찍었는데 (이시바 총리가 담화를 또 발표하면) 역사 인식 문제가 재점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며 "이시바 총리도 아베 담화를 계승하는 입장으로, 비슷한 형식의 80주년 담화는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시바 총리는 총리가 되기 전에는 이전 자민당 출신 총리들과 달리 한일관계와 역사 인식에 유연한 모습을 보였다. 2021년 11월 한국일보가 주최한 '2021 코라시아 포럼'에 영상으로 참석해 "역사 문제에서 눈을 돌릴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들여 차분하게 논의하자"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총리가 된 뒤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했고,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위한 사도광산 추도식은 성의 없는 태도로 일관해 파행을 빚었다.

다만 이시바 총리는 다음 달 '전쟁 검증 전문가 회의'를 출범해 일본이 전쟁을 일으킨 원인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시바 총리가 직접 패전일인 오는 8월 15일 검증 결과를 설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707 농담인줄 알았는데 갈수록 묘한 기류… 캐나다 기절초풍 랭크뉴스 2025.03.29
45706 군 헬기까지 모든 자원 총동원… 오후 5시 “주불 진화 완료” 선언 랭크뉴스 2025.03.29
45705 이집트서 3600년 전 파라오 무덤 발견…"약탈된 흔적 있어" 랭크뉴스 2025.03.29
45704 "사랑니 대신 멀쩡한 이빨 뽑혀"…고통 호소하던 여성 사망에 中 '발칵' 랭크뉴스 2025.03.29
45703 EU, 알코올 0.5% 이하 와인도 '무알코올' 광고 허용 랭크뉴스 2025.03.29
45702 중도층 '탄핵 찬성' 다시 70% 대로‥선고 지연에 찬성여론 올라갔나? 랭크뉴스 2025.03.29
45701 4개의 판 위에 있는 미얀마... "단층 활발한 지진 위험지대" 랭크뉴스 2025.03.29
45700 연세대 의대, '제적' 1명 빼고 전원 등록…인하대는 미등록 고수 랭크뉴스 2025.03.29
45699 우원식 "한덕수, 마은혁 미임명은 위헌"…헌재에 권한쟁의 청구 랭크뉴스 2025.03.29
45698 이스라엘, 휴전 후 첫 베이루트 공습(종합) 랭크뉴스 2025.03.29
45697 민주 "국힘, 이재명 호흡 소리를 '욕설'로 주장…도 넘었다" 랭크뉴스 2025.03.29
45696 "경험도 경력" 외교부 인증 '심우정 총장 딸의 35개월 경력'의 비밀 랭크뉴스 2025.03.29
45695 'SKY 회군' 이어 성대·울산대 의대생도 복귀...인하대는 "미등록" 랭크뉴스 2025.03.29
45694 미얀마 7.7 강진으로 144명 사망…건물·다리·궁전 붕괴 랭크뉴스 2025.03.29
45693 방심위, ‘참의사 리스트’ 유포 방조한 메디스태프에 시정요구 랭크뉴스 2025.03.29
45692 임명 거부는 국헌 문란‥권한쟁의 청구 랭크뉴스 2025.03.29
45691 [사설] 경북 산불 잡았다... 빠른 복구와 방지대책 쇄신 이어져야 랭크뉴스 2025.03.29
45690 [단독] 검찰, 문재인 전 대통령 서면조사…사위 특혜 채용 의혹 관련 랭크뉴스 2025.03.29
45689 "병원 포화돼 도로서 치료 받아"…113년 만의 강진에 미얀마 초토화 랭크뉴스 2025.03.29
45688 미얀마서 7.7 강진에 144명 사망·732명 부상… 태국선 30층 건물 붕괴 랭크뉴스 2025.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