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살림살이 갈수록 팍팍
대학생 아들을 둔 자영업자 박모씨는 아들이 거주하는 원룸의 월세와 관리비로 월 90만원가량을 낸다. 용돈과 책값 등을 더하면 200만원이 훌쩍 넘는다. 올해 들어 학기당 500만원을 넘어선 등록금도 큰 부담이다. 박씨는 “아들이 요즘 물가가 너무 올랐다며 용돈을 올려달라는데, ‘아껴 쓰라’고 타이를 때마다 미안하다”고 했다.

고금리·고물가의 장기화로 등록금·월세·밥값(생활비) 등 오르지 않는 게 없는 ‘캠퍼스플레이션(대학가 인플레이션을 의미)’이 대학가를 덮쳤다. 특히 살던 곳을 떠나 다른 지역 대학으로 간 학생들은 ▶쉬지 않고 오르는 월세에 ▶16년 만에 일제히 인상한 등록금 ▶1만원이 훌쩍 넘는 한 끼 밥값 등으로 부담이 불어났다.

대학이 연이어 등록금 인상에 나서면서 ‘캠퍼스플레이션’을 가중하고 있다. 올해 전국 4년제 대학 190개교 중 131개교(68.9%)가 등록금 인상을 결정했다(2월 21일 기준). 이 중 5.00%~5.49% 수준의 인상률을 정한 곳이 54개교(41.0%)나 됐다. 지난해 사립대 1년 평균 등록금이 763만원인데, 올해 5% 수준으로 오른 것을 고려하면 연간 40만원가량 부담이 늘었다.

대학가 인근 월세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부동산 정보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용면적 33㎡ 이하 원룸의 평균 월세(보증금 1000만원 기준)는 1년 전(57만4000원)보다 6.1% 오른 60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관리비도 1년 전(7만2000원)보다 8.1% 올라 7만8000원을 기록했다. 1년 기준으로 월세는 42만원, 관리비는 7만2000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대학가에선 월셋집보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하숙집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식비·교통비·통신비·교육비 등 기본적인 생활비 또한 만만치 않다. 아르바이트포털 알바몬이 남녀 대학생 49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생활비(용돈)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생의 한 달 용돈은 평균 69만원으로 집계됐다. 자취하는 대학생은 평균 73만원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2%, 생활물가지수가 2.5% 상승해 대학생들 주머니 사정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대학 졸업반인 강모씨는 요즘 후배들의 “밥 사달라”는 얘기가 무섭다고 했다. 학교 앞 식당 점심 메뉴 1인분이 대부분 1만원이 넘다 보니 한 끼 식사 때마다 5~6만원은 써야 해서다. 강씨는 “월세, 등록금이 올라 부모님 부담이 커졌는데, 취업난을 체감하다 보니 부모님께 죄인이 된 기분이 든다”고 밝혔다.

‘캠퍼스플레이션’으로 투입 비용은 늘었는데, 만족할만한 결과(취업)를 내기는 더 어려워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으로 답한 청년층(15~29세)은 50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44만3000명)보다 13.8% 늘었다. 청년 고용률은 44.3%로 1년 전보다 1.7%포인트 하락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학 등록금이 15년간 사실상 동결되면서 이번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등록금 인상과 월세 등 대학가 물가 상승으로 인한 타격은 저소득층 학생들에 집중될 텐데, 이들에 대한 장학금과 생활비 등의 지원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678 이재명 정치 운명 가른 판례들…“발언 의도 확대해석 말아야” 랭크뉴스 2025.03.28
45677 인구밀집지역 산불 지나간 안동.. "마을이 통째로 사라져" 랭크뉴스 2025.03.28
45676 연세대 의대 제적 1명에 그쳐... 서울대는 전원 등록 랭크뉴스 2025.03.28
45675 조국 “이재명 무죄, 내 일인 양 기뻐…사법 리스크 사라졌다” 랭크뉴스 2025.03.28
45674 "사랑해요" 사고 전날이 마지막…헬기 순직 조종사 아내 오열 랭크뉴스 2025.03.28
45673 [속보] 미얀마 군정 수장 "강진으로 144명 사망, 732명 부상" <中CCTV> 랭크뉴스 2025.03.28
45672 檢, ‘뇌물수수’ 혐의 문재인 전 대통령 소환 통보 랭크뉴스 2025.03.28
45671 산청·하동 산불 진화율 96%…야간 진화 총력 랭크뉴스 2025.03.28
45670 윤석열 대통령,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 랭크뉴스 2025.03.28
45669 고려아연, 경영권 방어 일단 성공···분쟁은 계속될 듯 랭크뉴스 2025.03.28
45668 검찰, 뇌물수수 혐의 문재인 전 대통령 서면 조사… 질의서 전달 랭크뉴스 2025.03.28
45667 재난문자 쏟아져도 미확인 메시지 ‘수두룩’…“볼 줄 몰라요” 랭크뉴스 2025.03.28
45666 [영상]방콕 7.4 강진에 30층 건물 붕괴···90명 실종·3명 사망 랭크뉴스 2025.03.28
45665 고개 숙인 백종원에 더본코리아 주가 상승…3만원선 회복 랭크뉴스 2025.03.28
45664 [속보]“산불 피해 주민 돕자” 국민성금 553억원 모금…부상자 1명 더 늘어 39명 랭크뉴스 2025.03.28
45663 “연봉 7000 ‘킹산직’ 갈래요” 사무직보다 ‘고연봉' 찾는 Z세대 랭크뉴스 2025.03.28
45662 방심위, '의료계 블랙리스트' 메디스태프에 "게시물 삭제" 시정요구 랭크뉴스 2025.03.28
45661 검찰, 文 전 대통령에 소환 통보…옛 사위 특혜채용 의혹 관련 랭크뉴스 2025.03.28
45660 매일 운동하던 건강한 20대 여성 사망…날마다 '이 음료' 3잔씩 마셔서? 랭크뉴스 2025.03.28
45659 "본적없는 심각한 지진"‥교민들은 서로의 생사부터 확인 랭크뉴스 2025.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