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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북미 시장에 ‘승부수’
연 120만대까지 현지 생산 확대
정의선 회장 “우리는 관계에 투자”
26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서배나 인근 엘라벨에 있는 메타플랜트 공장에서 열린 준공식에서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지사(왼쪽)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남지현 기자

“메타플랜트는 발전된 제조 기술만이 아니라 더 중요한 걸 상징한다. 현대자동차는 기술과 자동차에만 투자하지 않는다. 우리는 가장 우선적으로 관계에 투자한다. 우리는 이 지역사회에 뿌리내리고 함께 성장하기 위해 왔다. 이곳에서 미국과 함께, 조지아와 함께 만들어갈 모빌리티의 미래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다.”

26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 엘라벨에 터잡은 현대자동차그룹의 메타플랜트(HMGMA) 준공식에서 정의선 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지역 정재계 인사들과 공장 직원들 500여명의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현대자동차를 상징하는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공장 직원들은 일손을 멈추고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메타플랜트는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지은 3번째 공장이자, 조지아주에 지은 2번째 공장이다. 선대 정몽구 회장 시절인 2010년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에 기아 공장이 들어선 후 15년 만이다.

5년 전만 해도 소나무 숲이 펼쳐져 있던 1176만㎡(약 355만 평) 크기 부지에는 완성차 조립 공장 뿐 아니라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4개 계열사 공장과 엘지(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 배터리셀 공장이 함께 들어섰다. 2020년 10월 첫 삽을 떠 지금까지 75억9천만달러(약 11조원)의 투자가 이뤄진 결과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이날 “향후 메타플랜트 생산 능력을 연 30만대에서 5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혀 투자 금액은 향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 공장은 조지아주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 개발 사업이다. 지난해 9월 기준 약 860여명을 고용한 이 공장은 향후 8500여명까지 인력을 늘릴 예정이다. 고용 규모나 투자 금액 면에서 역대 최대다. 현대자동차그룹의 18개 현지 협력사도 25억달러를 투자하고 7천명을 고용했다. 조지아주 지역 언론은 메타플랜트로 인한 직·간접 고용 효과가 향후 10년간 3만8천명에 이를 거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브라이언 캠프 조지아 주지사는 이날 준공식에서 “이 역사적 투자는 10년 전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경제적 성공”이라며 “이곳에서 자고나란 근면성실한 조지아 주민들에게 훌륭한 기회를 주기 위해 이 투자를 유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메타플랜트 준공으로 북미 시장에 승부수를 띄웠다. 미국 내 연 100만대 생산 능력을 확보했고, 메타플랜트 생산 능력을 기존 30만대에서 50만대로 확대해 이를 120만대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미국 내 판매 1위인 도요타의 지난해 미국 생산량(약 127만대)과 어깨를 견주게 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2005년 앨라배마 공장 가동과 기아 조지아 공장 준공을 계기로 미국 판매가 급증한 점에 미루어 메타플랜트 준공이 미국 판매량을 크게 끌어올릴 계기가 되어줄 걸로 기대하고 있다.

메타플랜트 전경. 현대차 제공

메타플랜트는 ‘관세 회피처’로서 갖는 중요성도 크다. 미국에 판매하는 차량의 60∼70% 가량을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미국이 수입차에 부과할 관세를 피해갈 수 없어 미국 생산 물량을 늘리는 수밖엔 길이 없어서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며, 혼다 등 미국 투자를 선언한 경쟁사 대비 한 발 앞서 미국에 생산 거점을 확대한 셈이 됐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내년 중반께부터 기아 하이브리드차를 이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라며 “이 공장 물량의 40%는 기아 차종을 만들 예정”이라고 했다. 멕시코에 공장을 두고 미국에 수출해온 기아는 앞서 멕시코 생산물량을 미국으로 돌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26일 준공식을 한 현대차 메타플랜트 전경. 현대차 제공

다만, 미국 생산 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국내 생산 물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현대차그룹의 국내 생산 물량의 30% 가량이 미국으로 수출되는 상황에서 메타플랜트로 생산 물량이 이전될 경우 국내 공장 가동률 저하와 고용 감소가 불가피해서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이날 메타플랜트 준공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미국으로 이동할 계획은 아니”라며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 파이를 더 공격적으로 넓혀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송 사장도 “미국에서 늘어나는 물량을 이 공장에서 커버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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