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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 시장에 미래에셋 출사표
패시브 전략으로 반전 노린다는데
경쟁사들은 “쉽지 않을 것” 비판적

타깃데이트펀드(TDF)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3년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이 시장의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다. 펀드매니저 역량이 중요했던 기존 TDF ETF와 달리 기초지수를 따르는 패시브 전략으로 투자자들의 수요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방식이 부진한 TDF ETF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일러스트 = 챗GPT 달리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5일 ‘TIGER TDF2045’ ETF를 신규 상장했다. 삼성자산운용·KB자산운용·한화자산운용·키움투자자산운용 등 다른 운용사들이 이미 3년 전 TDF ETF를 출시했단 사실을 고려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한참 늦게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TDF는 투자자의 목표 은퇴 시점에 맞춰 자동으로 투자 자산의 비중을 조정하는 펀드다. 투자 초반에는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높게 유지하다 은퇴 시점이 가까워지면 채권 등 안전 자산의 비중을 확대하는 식이다. 그간 TDF는 공모펀드처럼 거래됐는데, ETF 형태로 재포장되면서 환매 주기가 단축됐다.

하지만 TDF ETF에 대한 시장 반응은 미지근했다. 자산운용사별로 전체 ETF 중 TDF ETF의 거래량은 0.5%도 안 된다. 올해 삼성자산운용 Kodex ETF의 일평균 거래량(2억6610만주) 중 TDF ETF(22만2177주)는 0.08%에 불과하다. 다른 자산운용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체 상품 중 TDF ETF 거래량이 KB자산운용·한화자산운용은 0.3%, 키움자산운용은 0.2%다.

거래량이 부진한 건 대체할 상품이 많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TDF ETF는 여러 국가 또는 기업에 분산 투자한다. 특정 종목에 치우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지만, 이렇다 보니 테슬라·엔비디아 등 개별 주식을 선호하는 투자자 입맛을 맞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삼성자산운용의 TDF ETF를 보면 전 세계 주식에 투자하는 ‘뱅가드 토탈 월드 스톡(VT)’과 종합채권·국고채·단기채 등을 담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TDF ETF는 미국에 상장된 종목 중 성장 주식을 모은 ‘SPDR 포트폴리오 S&P500 그로쓰(SPYG)’와 종합채권 등을 구성 종목으로 한다.

TDF처럼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절하는 상품이 이미 ETF로 다수 출시됐다는 점도 투자자 외면의 배경으로 꼽힌다. 채권혼합형처럼 삼성전자, 애플, 테슬라, 엔비디아 등 하나의 종목에 9개의 채권을 섞은 상품도 있으며 나스닥100과 같은 미국 대표 지수와 채권을 절반씩 담은 ETF도 있다. ETF로 하면 선택지가 훨씬 많다 보니 투자자 입장에선 굳이 TDF에 투자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또 TDF와 ETF가 성격적으로 충돌한다는 점도 흥행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TDF를 찾는 이들은 펀드매니저에 모든 것을 맡기고 싶은 소극적 투자자인 반면 ETF 투자자들은 직접 공부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적극적 성향”이라고 했다.

이런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대부분 자산운용사는 TDF ETF를 ‘액티브’ 전략으로 풀어냈다. 액티브란 시장 수익을 초과하는 성과를 목표로 펀드매니저가 자율적으로 종목 비중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기존 TDF 투자자에겐 위험 요소가 됐고, ETF 투자자에겐 포트폴리오의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이 부족한 상품이 됐다.

이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패시브’ 전략을 내놨다. 이번에 상장된 ‘TIGER TDF2045’ ETF는 국내외 상장된 TDF ETF 중 유일하게 패시브 전략을 내세운 ETF로,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과 국내 채권만으로 기초 자산을 구성한다.

다양한 상품이 담겨 투자자가 자체적으로 수익률을 계산할 수 없었던 기존 TDF ETF와 다르다. S&P500 지수 등락률과 환율 변동분, 그리고 채권 수익률만 알면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품의 수익률을 계산할 수 있다.

미래에셋 측은 퇴직연금에서 100% 투자할 수 있다는 점도 이 상품의 강점으로 설명했다. 퇴직연금 계좌는 위험자산을 70%만 담을 수 있는데, TIGER TDF2045ETF를 통해 93%까지 높일 수 있다. 해당 상품이 안전 자산으로 분류된 덕분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2000년부터 2025년까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월드 지수는 335% 상승했는데, S&P500 지수는 508% 뛰었다”며 “S&P500 지수는 연금 투자 상품으로 제격”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차별점에도 시장에서는 후발주자가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드러낸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만 바라보는 투자자 자금은 들어오겠지만, 그렇지 않은 투자자들은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TDF와 ETF 투자자가 바라는 점이 명확히 다른데 이걸 패시브 전략으로 극복 가능할진 미지수”라며 “TDF 투자자가 ETF로 넘어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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