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오전 10시께 조금씩 연기 유입, 점차 농도 짙어져…주민 대부분 대피
소방당국 "마을곳곳 한옥과 낙동강변 소나무 숲에 연신 물뿌려"


연기 가득한 하회마을
[촬영 김용민]


(안동=연합뉴스) 김용민 천경환 황수빈 기자 = 경북 의성에서 발생해 확산하는 산불이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 코앞까지 진출한 가운데 하회마을은 긴장감이 돌고 있다.

마을에는 26일 오전 10시께부터 조금씩 연기가 유입되더니 정오가 지나면서 농도가 짙어지는 상황이다.

마스크 없이 숨쉬기 어려울 정도로 메캐한 냄새가 가득했고, 앞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의 짙은 회색 연기는 마을을 뒤덮었다.

산불은 하회마을에서 직선거리로 7km 떨어진 의성군 안사면에서 발생했는데 바람이 하회마을 방향으로 불면서 연기가 밀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불은 잡힌 상태로 산불이 하회마을까지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불길이 가까워졌다는 소식에 주민들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밤사이 바람 방향이 마을과 반대쪽으로 불면서 미리 대피했던 주민 상당수가 귀가할 만큼 공기가 호전되기도 했지만 대피령에도 남아있던 주민들은 매운 연기에 서둘러 마을을 떠나고 있었다.

마스크를 쓴 어린이들이 모여 심각한 표정으로 휴대전화를 통해 뉴스를 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권영길 하회마을 이장은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주민들에게 대피해야 한다고 재차 권고하고 있다"며 "산불 막으려면 넓은 면적으로 비가 와야 하는데 큰일"이라고 하소연했다.

회색 연기로 뒤덮힌 세계유산 안동 하회마을
황수빈 기자


현재 200여명에 달하는 마을 주민들은 아침 일찍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있어 마을 자체는 인기척이 없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관광객이 일부 다녀가기도 했으나 이날은 외부인 입장이 전면 통제된 상태다.

뿌연 연기가 인근 신도시까지 번져 관련 신고도 빗발치고 있다.

경북도청 인근에 사는 한 시민은 "동네가 전부 안개로 자욱하다"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걸어도 탄냄새가 너무 펴저 숨쉬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소방 당국은 하회마을 종합안내소 옆에 긴급구조통제단을 설치, 차량 14대와 인력 98명을 투입했다.

소방관들은 마을 곳곳 한옥과 낙동강변 소나무 숲에서 두 시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물과 방염수를 뿌리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안동시청, 경북도청 문화유산과 관계자 5∼6명도 연기 확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마을관리사무소에는 직원 4~5명이 병산서원을 오가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사무소 관계자는 "바람 방향이 바뀌어 연기가 유입됨에 따라 긴장을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며 "필사적으로 막는다는 각오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 하회마을 설치된 긴급구조통제단
촬영 천경환 기자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507 “아직도 손이 벌벌 떨려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습니더” 랭크뉴스 2025.03.31
46506 의대생 복귀 행렬… “팔 한 짝 내놔야” vs “면허 걸어야” 갈등도 랭크뉴스 2025.03.31
46505 "도대체 언제 결론 내나"… 尹 선고일 안 잡히자 헌재에 따가운 시선 랭크뉴스 2025.03.31
46504 "속도가 생명" 돌변한 최상목…10조원 '필수 추경' 꺼냈다[Pick코노미] 랭크뉴스 2025.03.31
46503 오늘 의대생 복귀시한 '디데이'…집단휴학 사태 종결 여부 주목 랭크뉴스 2025.03.31
46502 늘어지는 헌재 선고… 여야 강경파만 득세 랭크뉴스 2025.03.31
46501 평의 한달 넘긴 尹탄핵심판 최장기록…이르면 내달 3~4일 선고 랭크뉴스 2025.03.31
46500 경북 휩쓴 '최악의 산불'… 실화자 징역·손해배상 가능성은? 랭크뉴스 2025.03.31
46499 마은혁 임명에 달린 野 '내각 총탄핵'... 한덕수 버티면 '국정 마비' 랭크뉴스 2025.03.31
46498 힘든 일은 로봇이…현대차 미국공장의 비밀 랭크뉴스 2025.03.31
46497 "믿고 수리 맡겼는데"…90대 할머니 도용 명의해 2억 빼돌린 휴대폰 대리점 직원 랭크뉴스 2025.03.31
46496 핀란드 대통령 "트럼프에 휴전일 설정 제안…4월20일 좋을듯" 랭크뉴스 2025.03.31
46495 과거 행적 캐고 집 앞서 시위… 사법 수난시대 랭크뉴스 2025.03.31
46494 “배달음식 잘못 먹었다가 죽을 수도”…요즘 유행한다는 무서운 '이 병' 뭐길래 랭크뉴스 2025.03.31
46493 "전도 받아 집 드나들어, 내연 관계인 줄"…스토커 오해받은 남성 무죄 랭크뉴스 2025.03.31
46492 미얀마 잔해 밑 ‘SOS’ 들려도 장비가 없다…“맨손으로라도 땅 파” 랭크뉴스 2025.03.31
46491 트럼프 "농담 아니다"…'美헌법 금지' 3선 도전 가능성 또 시사 랭크뉴스 2025.03.31
46490 “맨손으로 잔해 파헤쳐”···필사적 구조에도 ‘아비규환’ 미얀마 랭크뉴스 2025.03.31
46489 미얀마 군정, 지진 구호 중에도 공습…7명 사망 랭크뉴스 2025.03.31
46488 이란 대통령 ‘트럼프 서한’에 “핵 직접 협상은 안돼…간접 협상은 열려” 공식 답변 랭크뉴스 2025.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