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초상화(오른쪽)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왼쪽)의 초상화가 콜로라도 의회 3층 원형홀 벽에 나란히 걸려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콜로라도주 의회에 내걸린 자신의 초상화를 “정말 최악”이라고 평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새 초상화를 선물 받았다.
25일 영국 비비시(BBC)에 따르면, 크렘린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이 의뢰한 초상화를 선물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개인적 선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윗코프는 모스크바에서 이 작품을 미국으로 운송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작품을 수령했음을 확인했다. 윗코프 특사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예술가가 그린 아름다운 초상화라고 말했다. 새 초상화는 대중에게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비비시는 “이 선물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러시아와 미국 간의 외교적 해빙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푸틴 대통령이 보낸 초상화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2018년 트럼프 대통령에게 축구공을 선물한 적도 있다.
앞서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콜로라도주 의회에 걸린 자신의 초상화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아무도 이 그림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도적으로 왜곡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란히 걸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와 비교해 “작가가 오바마 대통령의 초상화도 그렸지만 그는 멋지게 보이고 나는 정말 최악이다”라고 불평했다. “작가가 나이가 들어서 재능을 잃었나 보다”고 악담을 퍼부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와 트럼프 대통령의 초상화는 같은 작가의 작품이다. 콜로라도주 하원 민주당 대변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불평 이후 양당 지도자 위원회는 24일 오후에 트럼프 대통령의 초상화를 철거하기로 했다. 초상화는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안전한 장소에 보관될 예정이다. 콜로라도 의회에 걸린 트럼프 대통령의 초상화를 그린 보드먼 작가는 에이피(AP) 통신에 “반대 의견은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다. 한 집단을 만족시키면 다른 집단은 항상 불만을 품게 된다”며 “저는 중립적으로 사려 깊고 대립적이지 않은 초상화를 그린다. 모든 사람이 각자의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일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에게 보이는 자신의 이미지를 가꾸는데 관심이 많은 것을 보여준다고 비비시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캠페인 기간 동안 최대 30파운드(13.6㎏)를 감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기자들에게 “너무 바빠서 별로 먹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