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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꺼도 바람이 불씨 키워”
26도 고온·짙은 연기도 진화 발목
진화대원들 “동료 사망에 불안감”
울주 아파트 코앞 불길 ‘일촉즉발’
한 소방대원이 25일 경북 의성군 단촌면 하화1리에서 산불에 옮겨붙은 건물의 불을 끄기 위해 긴박하게 소방호스를 끌고 있다. 강풍과 건조한 날씨 등이 겹치며 이번 영남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은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연합뉴스

“속수무책이다. 비 내리기만을 바라야 하나.”

영남지역 산불이 끝 모르게 이어지고 있다. 예측할 수 없는 강풍과 극도로 건조한 날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진화를 어렵게 하고 있다. 산림 당국은 주불 진화를 위해 나흘째 대대적인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진화율은 오히려 역주행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25일 산림청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 기준 71%를 기록한 진화율은 이후 이날 오전 9시까지 60%, 55%, 54% 순으로 계속 떨어지다가 오후 3시 기준 62%로 조금 오른 상황이다.

이날 산불 현장에서는 오후 들어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20m인 강풍이 불어닥쳤다. 또 낮 최고기온도 초여름 날씨인 26도까지 상승했다. 여기에 연기까지 짙어 진화에 나서지 못하다 오전 10시쯤에야 진화를 시작했다.

대형 산불이 잡히지 않으면서 현장에 투입된 소방대원과 진화대원들도 피로감과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경남 산청 시천면에서 작업 중인 한 진화대원은 “밤낮으로 진화하느라 피로감이 큰 데다 동료가 사망했다는 소식에 불안감도 든다”며 “아무리 꺼도 바람이 불길을 다시 키워버리니 비 내리기만을 바라야 하나”라고 말끝을 흐렸다.

산청에선 산림청이 헬기 31대, 인력 1959명, 차량 216대 등 유관기관 자원을 총동원해 진화작업을 이어갔지만 오후 4시를 기점으로 이 지역에 강풍주의보가 발효돼 긴장감이 이어졌다.

경남도 관계자는 “해발 900m가 넘는 고산지대에 쓰러진 나무가 많아 헬기로 물을 뿌려도 불씨가 남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고산지대는 강풍이 불면 다시 불이 살아나 확산한다. 지형 탓에 접근이 쉽지 않아 불씨가 민가로 날리는 것을 방지하는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불 불기둥으로 인해 상승한 불똥이 강한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비화(飛火)’ 현상도 커지면서 산림 당국이 진화 작업에 애를 먹고 있다. 비화는 수십 m나 수백 m를 날아가 다른 곳에서 새로운 불을 만들곤 한다.

이 때문에 의성 산불의 경우 안동에 이어 청송까지 무려 2곳의 지역을 넘어갔다. 이 과정에서 천년 고찰이자 국가 보물인 의성 고운사가 결국 산불에 완전히 소실됐다.

울산 울주 산불 현장에서도 평균 초속 3m, 최대 초속 9m의 바람이 불면서 진화를 어렵게 하고 있다. 강풍은 오후 3시엔 초속 7~16m 정도까지 거세졌다.

울주 산불이 더욱 거세지면서 이날 오후 한때 불길이 총 28개 동 1715가구 대단지 아파트와 불과 몇십 m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주민들이 불길 접근에 대비해 소방호스로 물을 뿌리는 등 초기 대응에 나섰을 정도로 상황이 긴박했다. 이후 아파트로 다가오는 불길은 모두 잡았지만, 다른 방향으로 불이 번지면서 일부 민간 건축물이 불에 타는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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