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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공무원 1명·산불진화대원 3명 발인
경남 산청 산불 진화대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 설치 이틀째인 25일 분향소가 마련된 창녕군민체육관에서 추모객이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른쪽 가르마를 타서 왼쪽으로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넘기고,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쓴 풋풋한 청년 강아무개(32)씨가 ‘프사’ 속에서 살포시 웃고 있었다. 2021년 경남 창녕군 공무원으로 임용될 때 찍은 사진이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아들 사진 앞에서 “안 돼. 안 돼. 왜 우리 아들을 데려가노?”라며 목놓아 울었다. 누나 역시 동생 이름을 부르며 울다가 결국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누구도 이 사진이 영정으로 사용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지난 22일 경남 산청군에서 발생한 산불을 끄기 위해 지원을 갔다가 산불 진화작업 도중 불길에 갇혀 목숨을 잃은 창녕군 소속 녹지직 공무원 강씨와 산불진화대원 이아무개(64)·황아무개(63)·공아무개(60)씨 등 4명의 장례식이 이들의 빈소가 차려진 창녕전문장례식장에서 25일 아침 8시30분부터 오전 11시30분까지 차례대로 엄수됐다.

경남 산청군 산불을 끄기 위해 지원을 갔다가 목숨을 잃은 창녕군 공무원과 산불진화대원 등 희생자 4명의 합동분향소. 합동분향소는 27일까지 운영된다. 최상원 기자

강씨의 관은 친구들이 운구했다. 관에는 대형 태극기가 덮여 있었다. 운구차는 그가 근무했던 창녕군청을 들렀다가 떠났다.

“아빠. 아빠 잘 가. 다음에 우리 다시 만나.” 이아무개씨의 큰딸은 아버지 영정을 들고 관을 뒤따르며 아버지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이들의 주검은 함안군 함안하늘공원으로 운구돼 화장한 뒤 다시 창녕군으로 돌아와 창녕추모공원에 안치됐다. 경찰은 순찰차로 운구차를 안내했다.

황아무개씨 유족은 조의물품으로 들어온 10㎏짜리 쌀 11포대를 고인이 살던 창녕군 고암면 간상마을에 기부했다. 최갑용(72) 간상마을 이장은 “고인은 새마을지도자로서 우리 마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마을주민들과도 잘 어울렸다. 고인을 이렇게 보내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서, 어제 마을주민 10명이 단체조문도 했다”며 “마을에 쌀을 기부하는 유족의 마음 씀씀이가 고마우면서 한편으로 아프다”고 말했다.

공아무개씨 관은 창녕군 창녕읍 여초리 고향마을 친구들이 운구했다. 공씨 누나는 동생 관을 붙잡고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아팠을까”라고 되뇌며 울었다. 공씨 고향친구 백대곤씨는 “국가유공자인 아버지를 모시고 성실하게 사는 친구였다”고 고인을 기렸다.

장례식장에서 이들의 마지막 길을 일일이 배웅한 성낙인 창녕군수는 “군정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며, 장례식 이후에도 유족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당장은 산불을 끄고 수습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본다. 이후 수사를 통해 안타까운 죽음의 원인을 밝히고 책임을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녕군민체육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25일 낮 12시 현재까지 1800여명이 다녀갔다.

한편, 지난 22일 오후 3시30분께 발생한 산청 산불은 25일 오후 현재까지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25일 오후 3시 현재 산불영향구역은 1572㏊, 진화율은 90%를 기록하고 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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