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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2000년에 '미국 공장' 건설 결정
앨라배마에 첫 씨앗...정의선이 배턴 이어
조지아에 'HMGMA'+루이지애나 '제철소'
미국 현지에서 '완성차 밸류체인' 완성해
트럼프 '관세 압박'까지 풀어내는 역할
트럼프 "관세 없다...현대차 대단한 기업"
기아자동차는 13일 양재동 본사에서 미국공장을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에 건설키로 하고 정의선 기아차 해외담당 사장, 소니 퍼듀 조지아 주지사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기아차 북미공장 투자 계약서를 체결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몽구·정의선 2대에 걸친 현대차그룹의 미국 진출이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
정몽구 명예회장은 25년 전 앨라배마주에 첫 공장을 세우며 기틀을 다졌고
정의선 회장은 배턴을 이어 받아 조지아에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만들며 . 정 회장은 HMGMA를 중심에 두고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철강 공급, 조립 및 생산, 판매로 이어지는 완성차 밸류 체인까지 완성하려 한다.

"미국서 직접 만들어 팔아야 한다" 정몽구의 선견지명



정몽구(가운데) 현대차그룹 회장이 앨라바마 공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현대차 제공


2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몽구 명예회장이 미국 현지 공장 건설에 관심을 가진 건 2000년이다.
계기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 금융 신청이 시발점이 된 외환위기였다. 이때
원화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오히려 현대차의 미국 수출은 늘어났다
. 실제 1998년 미국에 9만대를 수출했던 현대차는 1999년 16만5,000대를 팔았다. 여기에 현대차는 기아를 품으며 미국 수출 규모가 더 늘어나면서 현지 생산 필요성이 커졌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빠른 성장세에 2001년 본격적으로 미국 현지 공장 입지 선정에 돌입했다.
태스크포스(TF) 이름은 'V프로젝트'
였다. 미국 지방자치단체들은
현대차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다
. 컨터키, 앨라배마 등이 현대차에 파격 혜택을 제공하겠다 약속하며 적극 나섰다.
정 명예회장은 이 중 20년 동안 법인세를, 10년 동안 재산세를 받지 않겠다는 당근을 내건 앨라배마의 손을 잡았다
. 당시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 했기에 세금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앨라배마가 안성맞춤
이었다.

앨라배마 공장은 2005년 준공돼 지금까지도
연간 최대 39만대를 제작
하고있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2010년 기아 조지아 공장도 준공
했다. 이곳은 차체, 도장, 조립 등 일괄 생산 체제를 갖춘 완성차 생산공장으로 연간 30만대를 생산한다.

정의선, 미국에서 '완성차 밸류체인' 완성하다

미국 조지아공장 양산 10주년 기념행사 후 사진을 찍고 있는 정의선(오른쪽) 당시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 현대차 제공


정의선 회장은 정몽구 명예회장이 앨라배마에 심은 씨앗을 조지아 신공장 'HMGMA'로 꽃피웠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만으로는 미국 시장 성장세를 이어나가지 못한다는 판단이었다. HMGMA 건설에 투입한 금액만 76억달러(약 11조 원)에 달할 정도로 현대차그룹에겐 이정표와 같은 공장이다.
연간 30만대 생산을 시작하는 HMGMA는 단계적으로 생산 능력을 50만대까지 키울 계획
이다.

정의선 회장은 HMGMA만으로 그치지 않았다. 현대제철 전기로 일관 제철소를 루이지애나에 건설해, 원자재인 강판부터 미국 현지에서 조달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제철소의 첫 해외 생산기지를 루이지애나에 두기로 한 가장 큰 이유로는 미시시피강
이 꼽힌다. 루이지애나는 미시시피강 하류에 있어서 대형 선박이 항구로 접근하기에 유리하다. 또한 미시시피강을 통해 현대차와 기아 공장이 있는 남부·중서부 지역으로 강판을 운송하기도 쉽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원자재 공급-완성차 생산-판매'로 이어지는 밸류 체인을 완성하게 되는 것
이다.

정의선 회장은 이 밖 에도 로보틱스,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미국 기업과 협력의 강도를 높이고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관련 인프라에도 투자한다. HMGMA 생산 능력 확대, 제철소 건립 등까지 합쳐 현대차그룹이 2028년까지 미국 자동차 산업에 투자하는 규모만 210억 달러(약 31조 원)에 달한다.

1.3만 명 고용 창출로 트럼프 '제조업 재건' 부응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에서 열린 현대차 전기차 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기공식에서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현대차 제공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투자 결정을 통해 미국의 관세 압박을 풀어내는 돌파구 역할까지 기대하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 시작과 함께 '미국 제조업 부흥'을 내걸고 주요국을 관세로 압박해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내고 있다. 제조업 재건을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내수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다.

HMGMA는 이에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결과물을 낼 것으로 보인다. HMGMA에서만 약 8,500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주변에 들어설 협력사 공장과 부대 시설까지 고려하면 최소 1만 3,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예상이다. 루이지애나 현대제철 제철소도 1,3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이런 흐름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긍정적인 반응 보였다. "현대차는 관세를 내지 않아다도 된다"고 화답한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발표가 끝난 뒤 현지 취재진의 "현대차의 투자 발표로 인해 다른 자동차 제조 업체들이 대미 투자를 하게 되는 청사진인가"라는 질문에 "물론이다. 현대차는 대단한 기업이다"고 답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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