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미국 에너지부가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한 문제와 관련 현안질의 등을 위해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4일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한 것에 대해 “우리 국민이 납득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서울 광화문 앞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헌재) 결정이야 존중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명백하게 고의로 ‘헌법기관의 구성’이라고 하는 헌법상 의무를 어긴 (한 대행의) 행위에 대해 탄핵할 정도는 이르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재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 “사실상 심리적 내전을 넘어 물리적 내전 상황이 계속 예고되는 상황”이라며 “신속한 선고만이 그간의 혼란을 종식하고 대한민국을 다시 정상화하는 첫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강한 유감 표명에도 민주당은 이번 한 대행 결정문이 “윤 대통령 탄핵은 기정사실”이란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자신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 5가지 쟁점 중 부정된 것은 하나도 없다”(이해식 대표 비서실장)는 이유다. 박지원 의원은 “이번 헌재 판단과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별개”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한 대행에 대한 탄핵심판 결과는 윤 대통령 탄핵 인용 여부를 가늠할 ‘리트머스지’로 통했다. 한 대행 핵심 탄핵소추 사유가 ‘12·3 비상계엄 선포 묵인·방조·공모 혐의’였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 사건과 상당 부분 중첩됐던 것이다. 이에 대해 기각 의견을 낸 5명 중 4명의 재판관(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은 결정문에서 “한 대행이 비상계엄 선포의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하는 등의 적극적 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할만한 증거나 객관적 자료는 찾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위원간담회에 참석하며 최상목 부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친명계는 이 점을 들어 윤 대통령 탄핵심판이 이미 인용으로 기울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에 법률 자문을 하는 핵심 야권 인사는 “역으로 (한 대행 결정문의) 이 문구는 계엄이 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했단 것을 인정하고 있단 것”이라며 “한 대행의 국무회의 소집 건의가 그 절차적 하자를 치유하지도 못했을뿐더러, 그것을 치유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가담한 증거도 없다는 걸 내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명 당시 보수 성향으로 평가받은 김복형 재판관이 정형식·조한창 재판관처럼 ‘각하’가 아닌 다수 의견인 ‘기각’에 동참한 점 역시 친명계가 주목하는 긍정 신호다. 김 재판관은 결정문에서 한 대행 탄핵소추 사유 가운데 하나인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에 대해 “한 대행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가 이뤄진 시점은 재판관 선출 과정에서 법률상 하자가 있는지를 신중하게 들여다볼 만큼의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시점이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청구의 절차적 흠결을 이유로 소송 자체가 불성립한다고 판단하는 ‘각하’가 아니라, 탄핵소추 사유의 당·부당을 따져서 기각 결정을 내린 것이다.

친명계 인사는 “당초 김 재판관이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각하 의견에 힘을 싣는다는 지라시가 돌지 않았느냐”며 “그런데 정작 한 대행 심판에선 ‘탄핵소추 의결정족수 불충족’이란 절차 문제로 간단히 각하 판단을 하면 될 것을, 구태여 본안 판단을 거쳐 기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보 성향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이날 강성 친야권 성향 유튜브 ‘스픽스’에 출연해 “굳이 본안 판단을 한 것은 윤 대통령 대한 탄핵소추 역시 절차적 정당성을 갖췄다고 김 재판관이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방송에선 “외려 김 재판관은 보수층의 엑스맨”이란 말까지 나왔다.

율사 출신 친명계 초선 의원도 “한 대행을 복귀시켰단 게 이미 한 대행 체제로 조기 대선을 치르겠다는 헌재의 결정적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김복형 헌법재판관이 지난해 9월 10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다만, 물밑에선 불안감도 퍼지고 있다. 율사 출신 재선 의원은 이날 일부 의원단 모임에서 “8 대 0 기각이면 모를까, 헌재가 이런 식으로 입장이 쪼개진 게 문제”라고 말했다고 한다. ‘기각 5, 인용 1, 각하 2’로 한 대행 탄핵심판 결론이 쪼개진 게 “재판관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예상밖으로 늦어지는 것”이란 그간의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적어도 윤 대통령 탄핵심판이 8 대 0 인용이 날 것이란 기대는 이미 물건너 간 것”이라며 “만약 전원합의로 총의를 모으려면 결국 그만큼 시간이 더 지체된다는 것이라 (26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선고와 맞물려 위기감이 크다”고 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904 [속보] 서울 강동구 '땅 꺼짐' 매몰 남성 숨진 채 발견 랭크뉴스 2025.03.25
43903 “아이 학교 가던 길인데”···강동구 대형 싱크홀에 주민들은 노심초사[현장] 랭크뉴스 2025.03.25
43902 [속보] 서울 강동구 싱크홀 매몰자 심정지 상태로 발견 랭크뉴스 2025.03.25
43901 “강풍·고온·대원 피로 누적”…의성 산불 진화율 ‘역주행’ 랭크뉴스 2025.03.25
43900 [속보] 소방 "서울 강동구 '땅 꺼짐 사고' 실종자 심정지 상태로 발견" 랭크뉴스 2025.03.25
43899 [속보] 강동구 싱크홀 추락 오토바이 운전자 숨진 채 발견 랭크뉴스 2025.03.25
43898 내가 나에게 ‘30억 전세’ 셀프 사택, 어느 회사길래 랭크뉴스 2025.03.25
43897 캣츠아이 라라, 퀴어 정체성 고백···“내 일부, 자랑스러워” 랭크뉴스 2025.03.25
43896 [속보] 서울 강동구 땅꺼짐 매몰자 1명 구조…“의식 없어” 랭크뉴스 2025.03.25
43895 ‘지옥철’ 김포골드라인 또 고장…승객들 호흡곤란·어지럼증 호소 랭크뉴스 2025.03.25
43894 中 서해구조물 설치에 김병주·나경원 한목소리 "대책마련" 촉구 랭크뉴스 2025.03.25
43893 오스카 수상 ‘노 아더 랜드’ 감독, 자택서 집단공격 당한뒤 이스라엘 군에 끌려가···서안지구 이 정착민 폭력 기승 랭크뉴스 2025.03.25
43892 [속보] '강동 싱크홀' 매몰 30대 남성 시신 발견…사고 16시간만 랭크뉴스 2025.03.25
43891 [속보] 서울 강동구 싱크홀 매몰 30대 남성 수습 "심정지 상태로 발견" 랭크뉴스 2025.03.25
43890 "난 동성애자, 부끄럽지 않다"…하이브 걸그룹 멤버 커밍아웃 랭크뉴스 2025.03.25
43889 [속보] 서울 강동구 싱크홀 매몰된 30대 남성, 심정지 상태로 발견 랭크뉴스 2025.03.25
43888 [속보] 강동구 싱크홀 매몰 남성 수습 "심정지 상태로 발견" 랭크뉴스 2025.03.25
43887 “백종원이 너무 욕심부렸어”…손님 줄어 뒤숭숭한 예산시장 랭크뉴스 2025.03.25
43886 소방관들 지쳐 간다…의성 산불 끄던 40대 구토 증세로 병원행 랭크뉴스 2025.03.25
43885 서울 20m 싱크홀 실종자 아직 못 찾아…오토바이·폰만 발견 랭크뉴스 2025.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