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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의 1학년 강의실. 뉴시스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수업을 거부해온 의대생들의 복귀 시한이 속속 도래하는 가운데, 끝까지 복귀하지 않는 이들에 대한 제적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복귀를 거부하는 학생들은 “대규모 제적은 불가능할 것”이란 생각으로 휴학 투쟁을 이어가지만 교육부와 대학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학칙에 따라 유급·제적 조치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미등록 의대생들의 유급·제적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복귀 불가’ 입장을 고수 중인 강경한 의대생들은 ‘집단 제적’은 현실화하지 않을 거라고 믿고 있다. 등록 시한이 지난 한 의대 휴학생 A씨는 “일부 복귀한 이들이 있지만, 여전히 다수는 미등록 휴학한다는 분위기”라며 “학교가 미등록 학생들을 모두 제적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대생 B씨도 “애초에 학교가 휴학계를 반려한 것부터 부당하다고 본다”며 “만에 하나 학교가 제적하더라도 법정으로 가면 학생들이 이길 것”이라고 했다.

‘제적될 리 없다’는 믿음은 지난해 정부와 대학이 수차례 뒤로 물러섰던 전례에 기인한 측면도 크다. 교육부는 지난해 10월까지 유지하던 ‘집단 휴학 불허’ 방침을 깨고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승인하도록 입장을 바꾸면서 사실상 집단 휴학을 허용했다. 보건복지부도 지난해 전공의를 대상으로 내렸던 업무개시명령, 사직서수리 금지명령 등을 4개월여 만에 철회한 바 있다. 한 사직 전공의는 “정부가 의료계를 상대로 뱉어놓고 바꾼 말이 지난 1년간 너무 많았다. 이번에도 다들 ‘설마 제적하겠어?’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24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올해는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 일부 망설이는 대학도 있지만, 상당수 대학은 원칙대로 제적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를 운영 중인 한 대학의 총장은 “숙고 끝에 제적 방침을 세웠으므로 철회는 없다. 원칙대로 제적시킬 것”이라는 뜻을 주변에 밝혔다고 한다. 다른 수도권 의대 학장은 “학생들에게 ‘수업을 안 들어도 좋으니, 일단 등록해서 제적을 면하라’고 설득했는데도 복귀하지 않겠다면 학교로서는 학칙에 따라 제적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 지방 소재 의대 학장은 “제적 여부는 각 학교보다는 교육부 의지가 중요하다”며 “교육부가 올해는 강하게 ‘학칙에 따르라’고 했기 때문에 이에 따라 학생들을 제적하는 학교들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교육부 김홍순 의대교육지원관(의대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제적 의대생에 대한) 별도 구제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며 “제적 등 모든 학사는 학칙에 따를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의대생 제적이 이뤄지면 1년 넘게 지속된 의정갈등이 진흙탕 싸움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미 “모든 투쟁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김성근 대변인)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도 제적 시 법적 투쟁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피해를 막기 위해 의대생은 이제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선배 의사들 사이에서 나온다. 강석훈 강원대 의대 교수는 이날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이 개최한 포럼에서 “어른들이 책임을 져야지 왜 무고한 학생들이 피해를 봐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투쟁은 교수가 할 테니 학생들은 이제는 돌아와 실리를 챙길 때”라고 말했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위기에 처한 의대생을 아무도 도와줄 계획이 없다면 앞길이 창창한 의대생들은 그만하고 돌아가라고 하는 것이 어른의 도리”라고 적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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