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 지정을 촉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7일 서울역을 출발해 광화문 동십자각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민주노총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지연을 이유로 예고한 총파업을 27일 강행했다. 헌재의 선고 일정을 문제 삼은 이번 총파업은 법과 상식에서 벗어난 ‘묻지 마식 정치투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민주노총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일정이 계속 지정되지 않으면 매주 목요일 총파업을 이어가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복합 위기가 증폭되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은 경제 살리기를 위해 힘을 모으기는커녕 이념의 틀에 갇힌 정치단체처럼 강경 투쟁만 외치고 있다.
민주노총이 총파업의 명분으로 내건 ‘탄핵 심판 선고일 지정’은 단체교섭 주체인 사용자 측이 전혀 들어줄 수 없는 사안이다. 강성 거대 노조의 총파업에는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세력을 과시하는 투쟁으로 잇속을 챙기겠다는 속셈이 깔려 있다. 민주노총은 7월 사회 대개혁 쟁취 총파업도 이미 예고했다. 조기 대선을 전제로 새 정부의 국정 기조와 핵심 정책이 결정되는 시기에 맞춰 정치투쟁을 통해 요구 사항을 관철시키겠다는 뜻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 등으로 한국 경제에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기업들은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국내 2위 철강사인 현대제철은 4월부터 인천 철근 공장 일부 생산라인 운영 중단 등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런데도 거액 성과급을 요구하며 당진제철소 파업을 강행한 현대제철 노조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 속에 노조 리스크까지 증폭되면서 기업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대로 가면 우리 경제가 저성장 고착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노사가 협력해야 할 때다. 강성 노조가 총파업 등으로 사회 혼란을 부추기면 기업들은 존립 위기에 처하게 되고 일자리는 사라지게 된다. 민주노총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정치·이념 투쟁을 접고 근로자 권익 보호라는 노조 본연의 역할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기업을 살리고 일자리를 지키려면 노조는 생산성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사측과 머리를 맞대고 노사 공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