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중국발전포럼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을 방문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샤오미에 이어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까지 찾았다. 전기차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하려는 적극적인 행보로 읽힌다.
24일 BYD와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중국 선전으로 이동해 BYD의 본사를 방문했다. 왕촨푸 BYD 회장이 직접 맞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회장은 2018년 5월에도 BYD를 방문한 적이 있다. 중국의 ‘실리콘 밸리’로 불리는 선전에는 BYD뿐 아니라 화웨이, 알리바바의 본사도 위치해 있다.
BYD는 지난해 테슬라는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로 올라섰다. BYD는 지난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수소차 등 친환경차를 총 302만대 판매했다. 이는 테슬라 인도량(182만대)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올해엔 한국에 공식 진출하는 등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5분 충전으로 400㎞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 충전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BYD는 홍콩과 선전거래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0.7% 급증한 300억4000만 위안(약 5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6023억 위안으로 같은 기간 42% 늘어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22일 레이 쥔 샤오미 회장을 샤오미 전기차 공장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중국 샤오미 웨이보 캡처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2일엔 베이징에 위치한 샤오미 전기차 공장을 방문해 레이쥔 회장과 회동하기도 했다. 샤오미는 지난해 전기차 SU7을 처음 출시해 13만대 이상 판매 실적을 올렸고, 올해도 목표량을 35만대로 잡는 등 전기차 분야에서 시장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이 회장은 23일부터 이틀간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발전포럼(CDF) 참석차 중국에 방문해 있다.
이 회장의 행보를 두고 삼성이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 전장 분야 협력을 강화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은 자회사 하만을 통한 디지털 콕핏(디지털화된 자동차 내부 운전공간) 플랫폼을 비롯해 차량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차량용 메모리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가능하 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중국 최대 자동차 전시회인 베이징 모터쇼에도 처음으로 참석하는 등 차량용 반도체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회장은 최근 임원들에게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질책한 뒤 적극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방중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