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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자신의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출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4일 자신의 탄핵심판 5차 변론에 출석해 “‘여론조사 꽃’도 제가 가지 말라고 (했다)”며 “아마 그게 자기들 계획에는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제가 그거는 하지 마라 그래서 가다가 거기는 이제 중단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방송인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여론조사 꽃에 군 투입 중단을 직접 지시했다는 취지다. 그러나 검찰 조사에 응한 현장 군인들의 말은 달랐다. 이들은 “(여론조사 꽃 장악 지시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하고 ‘지시이행 거부’를 위한 전략을 스스로 세워 대응했다고 밝혔다.

24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유재원 국군방첩사령부 사이버안보실장(대령)은 지난해 12월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조사에서 “(여론조사 꽃 투입) 지시가 물리적으로 이행이 가능한지, 법적으로 적법한지도 의문이었다”며 “과장들과 회의를 하면서 ‘이건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부하직원들에게 아예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유 실장은 계엄 당일 정성우 당시 방첩사 1처장으로부터 ‘여론조사 꽃 투입팀(4팀)’의 팀장 역할을 부여받았다. 이 지시는 윤 대통령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거쳐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정 처장 등에게 전달됐다.

정 처장은 유 실장에게 ‘향후 조치는 국정원 등이 할 것인데 안되면 너희가 가져와라’고 지시했다. 유 실장은 검찰에서 “(정 처장의 지시를) 출동장소의 서버 등 데이터 자료를 확보해 오라는 의미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현장 출동을 준비하는 군인들 사이에서 사법경찰관도 아닌 군인이 서버를 확보하는 데 대한 문제 제기가 나왔다. 유 실장은 팀 과장들과 1시간 넘게 논의를 거쳐 불법 지시를 따르지 않기로 했다. 유 실장은 “오늘 우리는 한강을 넘지 않는다”는 기준도 세웠다. 현장에 군을 투입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기준선을 세워둔 것이다. 국회가 12월4일 새벽 계엄 해제를 의결하면서 여론조사 꽃에 방첩사 군인들은 투입되지 않았다. 다만 김 전 장관의 지시를 받고 출동한 육군특수전사령부 병력 15명이 건물에 투입됐다.

계엄 선포 한참 전부터 여인형 전 사령관이 부정선거와 관련한 여론전을 염두에 두고 준비한 정황도 드러났다. 유 실장은 검찰에서 지난해 8월 을지훈련 때부터 “여 전 사령관이 ‘사령부의 사이버 관련 IT 인력이 얼마나 되느냐’고 확인 지시해 수사팀 편성표를 만든 적이 있었고, ‘단기간에 비물리적인 공간에서의 공격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식의 말을 했다”고 밝혔다. 이후 6개팀 구성 계획이 실제로 발표됐다. 실제 계엄이 선포됐을 때 유 실장은 을지훈련 준비상황을 연상하기도 했다.

유 실장은 또 “여 전 사령관이 ‘인지전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방첩사 유튜버를 만들고 싶은거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고도 말했다. 유 실장이 일관되게 반대 의견을 개진하면서 부정선거 조사 등과 같은 구체적인 업무지시가 내려오진 않았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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