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선물하기는 24일부터 문화상품권 판매를 중단했다. 카카오 화면 갈무리
주식회사 ‘문화상품권’이 발행한 문화상품권을 받지 않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카카오가 이 회사의 상품권 판매를 전면 중단했으며 네이버페이와 NHN페이코도 상품권 환전을 중단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이 회사가 전자금융거래법 상 선불업 등록하지 않아 주의보를 내린 여파다. ‘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카카오는 24일부터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문화상품권’ 판매를 중단했다. 네이버페이는 오는 31일부터 문화상품권과의 제휴 계약을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다음달부터는 온라인 문화상품권을 네이버 포인트로 전환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NHN페이코도 다음달 1일부터 페이코 문화상품권 충전 서비스를 중단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앞서 예스24는 지난 20일 문화상품권 환전 중단을 공지했다가 3일만에 재개했다. 알라딘은 판매 중단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번 판매 중단 사태는 금융당국이 문화상품권 사용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면서 본격화됐다. 금융당국은 지난 20일 “문화상품권 발행처인 주식회사 문화상품권이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상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업(선불업)’ 등록 대상임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채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며 수사당국에 확인을 요청했다.
선불업에 등록하지 않은 업체는 소비자 보호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선불충전금 전액 별도관리 의무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업체가 파산하거나 가맹점이 대폭 축소돼도 환불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이름이 유사한 컬쳐랜드 상품권(모바일문화상품권)의 발행사 한국문화진흥은 2021년 10월 선불업 등록을 마쳤다.
일단 ‘문화상품권’ 측은 온라인 상품권이 선불전자지급수단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지난 12일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 개정된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에 따라 온라인 문화상품권이 선불전자지급수단에 해당한다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는 입장이다.
일단 이 회사의 재무 상태는 좋지 않다. 선불업 등록을 위해서는 자본금 20억원 이상, 부채비율 200% 이하 수준 등을 갖춰야 한다. 현재 문화상품권의 부채비율은 2만%에 달한다. 상품권업 특성상 유동부채(상품권미수금)가 많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해도 타업체(한국문화진흥 217%)보다 부채 비율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앞서 “㈜문화상품권은 선불업 미등록 업체로 파산, 영업정지, 가맹점 축소 등이 발생하는 경우 상품권 환불이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