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투척 이후 검문 강화
집회 막자 경찰에 항의도
'인용' 정계선 재판관 비난
집회 막자 경찰에 항의도
'인용' 정계선 재판관 비난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이 기각된 2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집회가 열리고 있다. 노현영 견습기자
[서울경제]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을 기각하자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은 “우리가 이겼다”며 환호했다.
24일 오전 9시께 안국역 2번 출구 인근엔 윤석열 지지자들 10여 명이 모여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탄핵 각하’를 소리쳤다. 20일 ‘계란 투척’ 사건으로 경찰이 헌재 인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한 이후 헌재 정문 앞은 일주일 전과 비교해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일부 지지자들이 시위대의 진입을 막고 있는 경찰을 향해 “대한민국 경찰이 시민의 통행을 막아도 되는 거냐”며 고성을 지르는 등 대치 상황은 이어졌다.
출근을 서두르는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은 헌재 인근 곳곳에 배치된 경찰의 통제를 받으며 지지자들을 흘깃거렸다.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만일의 사태가 일어날지도 모르는 상황에 현장은 차분함 속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전 10시께 한 총리의 탄핵 기각 소식이 전해지자 일대는 순식간에 환호 분위기에 휩싸였다. 안국역 출구에 모여 있던 지지자들은 “됐다! 우리가 이겼다” “대한민국 만세” 등의 함성을 쏟아냈다. 한 중년 남성 지지자는 “윤석열도 기각”이라며 힘주어 말했다.
선고 이후 경찰과의 충돌도 극심해졌다. 재동초등학교 앞 사거리에서 경찰의 통제를 받고 있던 지지자들 대여섯 명은 경찰에게 “길을 막지 말라”며 “한덕수가 기각되니까 겁이 나서 막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이 스피커로 “1인 시위를 표방해 집회시위를 하는 것을 멈춰달라. 헌재 인근 100m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이송 조치를 하겠다”고 말하자 ‘중국공산당 아웃’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던 한 중년 여성 지지자는 “경찰이 전라도 출신이냐”며 비아냥거렸다.
헌법재판관의 의견이 갈리면서 ‘인용’ 의견을 낸 재판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날 선고에서 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김복형 재판관 등 5명은 기각 의견을, 정계선 재판관은 인용 의견을, 정형식·조한창 재판관은 각하 의견을 냈다. 현장에서도 한 총리의 탄핵심판에서 재판관 1인이 인용 의견을 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안국역 2번출구 인근에 있던 일부 지지자들은 “인용 1명이 바로 정계선이랍니다”라며 “정계선 아웃”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같은 시각 안국역 5번 출구 인근에서 “윤석열 파면” 가사가 들어간 노래를 틀어 놓고 시위를 하던 탄핵 찬성 측은 걸어가는 윤 대통령 지지자를 향해 욕설을 내뱉었다. 양 측은 한동안 욕설을 주고받으며 팽팽하게 대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