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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도 내란 상설특검 대상···중립성 외면”
“추천 의뢰 지체, 거부권 행사와 마찬가지”
“‘마은혁 불임명’ 혼란도 한덕수에서 비롯”
“‘여야 합의’ 기준은 여당 고려한 형식적 명분”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심판을 선고하는 24일 오전 헌법재판관들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앉아 있다. 한수빈 기자


헌법재판소가 24일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을 기각했다. 8명의 재판관 중 홀로 ‘인용’ 의견을 낸 정계선 재판관은 한 총리가 국무총리직을 박탈당할 만큼 중대한 위헌 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정 재판관은 한 총리의 탄핵소추 사유 5가지 중 2가지(내란 상설특검 후보자 추천 의뢰 지연·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거부)가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의 헌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먼저 정 재판관은 한 총리가 특별검사(특검) 후보자 추천 의뢰를 미뤄 “사회적 혼란을 수습하고 법질서를 회복하고자 하는 특검법의 목적을 심각하게 저해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해 12월10일 내란 상설특검법을 통과시켰다. 특검법 3조 1항은 특검 수사가 결정된 경우 대통령은 특검 후보자 추천위원회에 ‘지체 없이’ 2명의 후보자를 추천해달라고 의뢰하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한 대행은 약 2주간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정 재판관은 “‘곧바로 특검을 임명해 최대한 공정하고 효율적인 수사를 보장하기 위한’ 특검법 제정 이유를 몰각시킬 우려가 있다”고 했다.

내란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에 대해 정 재판관은 “비상계엄 선포 관련 사건을 수사 대상으로 해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 총리도 특검 대상에 포함됐던 만큼 중립적인 위치에서 특검 수사가 이뤄지도록 할 책임이 있었지만, 이를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심판 과정에서 한 총리 측은 헌재에 ‘특검 후보자 추천위 구성 및 규칙’ 개정안 관련 권한쟁의심판과 가처분 사건이 계류 중이므로 “헌재 결정 전에 후보자 추천 의뢰를 하지 않은 것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 재판관은 “한 총리가 개정 규칙의 위헌성을 검토하느라 추천 의뢰를 미뤘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헌재 판단이 내려지기도 전에 위헌성을 예단한 것은 거부권이 없는 사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상설특검은 별도 법안 제정이 불필요해 재의요구권(거부권) 대상이 아니다.

헌재는 한 총리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3인 불임명’ 위헌성이 최상목 권한대행의 2인 임명으로 일부 해소됐다고 봤으나, 정 재판관은 “최 권한대행이 한 행위를 한 총리 위헌 중대성을 판단하는 데 유리한 사유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최 대행은 현재까지도 마은혁 후보자를 재판관으로 임명하지 않고 있고, 이로써 헌정질서 수호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며 “이는 피청구인의 행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 총리는 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미루면서 ‘여야 합의 필요’ ‘실질적 대의제 실현’을 근거로 내세웠다. 그러나 당시 헌재는 6인 체제로 이뤄져 심리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고, 4월 중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퇴임도 예정돼 있었다. 정 재판관은 한 총리가 “헌재 내부 상황을 이용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진행을 지연시키거나 방해하고자 하는 여당의 의사를 고려했다”고 했다. 또 이미 재판관 선출 관련 여야 합의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고, 후보자들이 국회 의결을 통과했음에도 권한대행이 추가적인 ‘여야 합의’를 요구한 것은 “임명 의무를 방기해 헌법과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 재판관은 한 총리의 재판관 불임명이 “소수여당의 의도나 계획에 부합하는 일방적인 국정 운영”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여소야대 국회에서 소수여당은 실질적 민주주의에서 보호하고자 하는 진정한 의미의 소수자라고 할 수 없다”며 “소수여당의 뜻에 따라 국회 의결을 좌우하고자 하면 대통령을 견제하는 국회의 책무를 다할 수 없게 되고, 국민의 총의가 반영된 국회의 구성을 무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정 재판관은 한 총리가 “권한대행으로서는 현상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권한만 행사할 수 있다”는 이유로 헌법재판관 임명은 거부하면서도, 국회가 통과시킨 법안에 대해선 거부권을 행사한 점에 대해 “모순적 국정운영”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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