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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권한대행 부총리'…각종 재해재난에 탄핵찬반 집회까지
하루평균 1.2회 장관급 회의 가동…트럼프 리스크 속 '정상외교 공백' 한계


국무회의 주재하는 최상목 권한대행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5.3.18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email protected]


(세종=연합뉴스) 이준서 송정은 박재현 기자 = 국무위원 서열 3위인 경제부총리 중심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마침표를 찍게 됐다.

헌법재판소가 24일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를 기각하면서 한 총리는 즉시 직무에 복귀했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권한대행직을 내려놓고 기존의 경제부총리직으로 돌아오게 됐다.

지난해 12월 27일 권한대행 바통을 넘겨받은 지 88일째다.

최 부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뿐만 아니라 국무총리 직무대행, 기존의 '경제 컨트롤타워'에 더해 각종 재해재난에 따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까지 '1인4역'을 맡았다.

지난 13일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는 "행사가 많다 보니 부총리로 오는 건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오는 건지, 총리 대행으로 오는 건인지 헷갈린다"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최상목 권한대행, 제주항공 사고 중대본 회의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밤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관련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2024.12.29 [email protected]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2명을 임명하면서 탄핵심판의 물꼬를 트면서도 마은혁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아 여야 모두로부터 공격받는 위치에 놓이기도 했다.

대통령실 영향이 공백인 상황에서 정책적 판단에 주로 의존하는 관료시스템으로 경제 정책 등을 무리 없이 운용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미국 신정부 출범 시기에 정상외교가 멈춰선 것은 구조적 한계로 꼽힌다.

다만 한덕수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직을 맡더라도 정상급 외교는 어렵다는 점에서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전쟁에 대응한 '톱다운 외교'는 당분간 미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첫 주말 '제주항공 참사'…동시다발 산불 와중 '바통터치'
최상목 권한대행 체제에서 공교롭게도 크고 작은 재해재난이 끊이지 않았다.

작년 12월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79명이 숨지는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했다. 권한대행 사흘째이지만, 실상은 만 48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일요일 오전이었다. 최 대행은 당일 현장을 방문하고, 자신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대본을 가동했다. 곧바로 무안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고 1주일간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했다.

권한대행 주재로 10차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를 개최해 사고 수습, 유가족 지원,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했다.

지난 2월에는 안성 고속도로 공사장 붕괴사고, 여수·제주·부안 일대의 어선 전복·화재 사고 등이 연달아 발생했고, 이달 6일 공군 전투기의 포천 민가오폭 사고까지 터지며 "군 통수권자로 송구하다"고 언급했다.

최상목 권한대행, 산불 대응 관련 중대본 회의 발언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산불 대응 상황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2025.3.23 [email protected]


권한대행 마지막 주말에는 산불이 경북·경남·울산을 중심으로 전국을 강타했다.

지난 22일 경남 산청군 산불진화 현장을 찾아 진화 상황을 점검했고 23일에는 중대본 회의를 소집했다.

대통령 탄핵심판을 둘러싼 찬반 그룹의 극단적인 갈등 속에 물리적 충돌을 최소화하는 것도 주요 과제로 부상했다.

지난 1월 사법당국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 극우 시위자들의 '서울서부지법 집단난동 사태' 등을 거치면서 최 대행을 향한 정치적 압박도 한층 거세졌다. 최 대행은 '물리적 충돌은 없어야 한다'는 원칙론인 메시지를 수차례 내놓기도 했다.

최상목 권한대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 참석자와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최 권한대행, 김병환 금융위원장. 2025.1.10 [기획재정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대외신인도 초점' 관료 시스템 가동…정상외교 공백 한계
종전의 경제사령탑으로서 경제리스크 관리도 주요 과제였다.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하는 '거시·경제금융 현안간담회'(일명 F4 회의)를 중심으로 대외신인도를 관리하는 데 주력했다.

대외경제현안간담회, 민생경제점검회의 등까지 장관급 회의체만 총 104회 주재했다. 휴일을 포함해 하루 평균 1.2회꼴이다.

'경제외교'를 지원하기 위해 최종구 국제협력대사와 최중경 국제투자협력대사를 임명하고 해외의 한국경제설명회(IR)를 주도하도록 했다.

주요 성과로 꼽는 것은 지난 2월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의 한국 국가신용등급(AA-, 안정적) 유지다.

이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 14일 연례협의단 면담에서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졌으나 국가 시스템이 빠르게 회복돼 신용등급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신평사 및 주요국 고위급 인사와도 여러 차례 통화와 면담하면서 한국의 국가시스템이 차질 없이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한 게 주효했다는 게 기재부 설명이다.

최상목 권한대행, 대외경제현안간담회 발언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현안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2.11 [email protected]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불확실성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정상외교의 필요성이 부각된 상황은 권한대행 체제의 한계로 꼽힌다.

각국이 관세 등 통상 장벽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정상외교 속도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도 외교·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장관급 접촉을 이어갔지만, 정상외교의 공백을 메우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미국 정부가 한국을 민감국가로 분류한 지 두 달이 지나도록 외교·산업통상·과학기술 등 관계부처의 경위 파악이 늦어진 것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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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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