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권도현 기자
아파트 분양가가 매년 비싸지고 있지만, 균열·결로 등 하자가 있는 ‘부실 아파트’는 오히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6개월간 하자로 판정된 건수가 가장 많았던 건설사는 한화, 현대건설, 대우조선해양건설 순이었다.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하심위)가 지난해 처리한 공동주택 하자분쟁 사건은 총 4663건이었다. 국토부는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균열·누수·붕괴 등의 하자에 따른 분쟁을 신속히 해결하고, 소송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하심위를 운영하고 있다.
하심위가 처리하는 하자분쟁 사건은 2022년(4370건) 이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3년에는 4559건을 처리했다. 2020년부터 하심위가 처리한 하자분쟁 사건은 연 평균 4500여건이었다.
지난해 접수된 전체 사건 가운데 하자 여부를 판단하는 하자심사 건수는 1774건으로, 이 중 78.9%인 1399건이 하자판정을 받았다. 2020년(49.6%) 이후 하자판정 비율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 올해는 2월까지 집계한 결과 판정률이 79.7%에 달했다.
국토부는 하자사례집 발간, 소송 증가에 따른 판례 축적 등으로 하자에 대한 입주민들의 인식이 정확해진 것이 하자판정 비율이 높아진 원인이 됐다고 봤다.
최근 6개월간 하자판정 건수 상위 20개사의 하자 현황. 국토교통부 제공
하자로 인정된 주요 유형을 살펴보면 조명·주방후드 등의 기능 불량이 15.2%로 가장 많았다. 타일·바닥재 등의 들뜸 및 탈락(13.8%), 균열(10.3%), 결로(10.1%), 누수(7.1%), 오염 및 변색(6.6%)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최근 6개월간 하자판정을 가장 많이 받은 상위 건설사는 ㈜한화(97건)가 1위였다. 이어 현대건설㈜(81건), 대우조선해양건설㈜(80건), 한경기건㈜(79건), 삼부토건㈜(71건) 순이었다.
최근 5년(2020년 3월~2025년 2월) 누계기준으로 보면, GS건설㈜(1458건)이 가장 많았으며 계룡건설산업㈜(603건), 대방건설㈜(507건), ㈜대명종합건설(507건), 에스엠상선㈜(322건)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6개월간 전체 공급 물량 대비 하자판정 비율이 가장 높은 상위 건설사는 ㈜삼도종합건설(800%)이었으며 그 뒤로 ㈜서해종합건설(650%), ㈜아이온산업개발(333.3%), 한경기건㈜(171.7%), 라임종합건설㈜(150%)로 집계됐다. 공급 호수가 50호 미만인 소규모 건설사가 주를 이뤘다.
김영아 국토부 주택건설공급과 과장은 “명단 공개 이후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하자보수에 적극 대응함에 따라 하자분쟁 사건이 상당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명단 공개는 실효적 조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