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美법무 "갱단과 현대전 벌이는 중"…'적성국 국민법' 적용한 추방 옹호


엘살바도르로 이송된 아들 소식에 눈물짓는 베네수엘라 여성
[마라카이보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특정 디자인의 문신을 한 사람을 갱단원으로 간주하고 추방 대상자로 선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일간 라프렌사그라피카와 베네수엘라 일간 엘나시오날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미국에 있던 베네수엘라 국적자 200여명을 엘살바도르로 추방하면서, "이들은 국제 마약 밀매·폭력 집단인 트렌 데 아라과(Tren de Aragua·TdA)와 연관돼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들이 실제 갱단원이거나 또는 갱단과 관련된 사람들이라는 적법한 증거를 미 당국에서 제시하지 않았다고, 추방된 베네수엘라 국적자 변호인들은 주장했다.

일부 추방자들의 경우 '트렌 데 아라과와 연결돼 있다'는 미 당국의 판단 근거로 몸에 왕관, 꽃, 안구(눈) 같은 디자인의 문신을 한 점이 제시됐다고 라프렌사그라피카는 전했다.

라프렌사그라피카는 그러면서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의 제임스 보스버그 판사 심리로 진행되는 추방 명령 무효 청구 관련 재판에서 확보한 문서 일부를 공개했다.

해당 문서에는 베네수엘라 프로 축구선수였던 레예스 바리오스 사례가 나와 있는데, 미 국토안보부(DHS)는 범죄 이력 없는 바리오스에 대해 왕관, 축구공, '디오스'(스페인어로 하나님이라는 뜻) 등 문양의 문신을 팔에 새겼다는 것을 '갱단원 증거'로 삼았다고 한다.

그러나 해당 디자인은 스페인 프로축구(프리메라리가) 명문 팀 레알 마드리드의 로고를 본뜬 것이라고 변호인은 성토했다.

다른 베네수엘라 추방자의 경우 왼손에 있는 장미 꽃잎 문신이 갱단원으로 인식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 그는 이 문신을 2024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에서 '멋지다고 생각해서' 한 것이라고 한 진술도 공개됐다.

미국 사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추방 결정과 집행을 둘러싼 불법성 여부를 살피는 가운데 엘살바도르로 옮겨진 이들에 대한 인권 침해 논란도 나온다.

미국에서 추방된 베네수엘라 국적자들은 중남미 최대 규모 수감 시설인 테러범수용센터(CECOT·세코트)에 갇혀 있는데, '세코트 수용자들은 가족 및 변호사와 연락할 수 없으며, 법정 출석 대신 온라인 형태로 공판에 나서야 하는 경우가 많고, 수백명이 한 재판 사건의 피고인으로 묶이는 상황도 허다하다'는 국제 인권 단체 보고서가 있다고 변호인들은 부연했다.

한편, 팸 본디 미 법무부 장관은 이번 추방의 법적 근거로 18세기에 제정된 '적성국 국민법'(AEA)을 적용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이는 것과 관련, 이날 폭스뉴스 대담에서 "우리는 갱단과 현대전(戰)을 벌이고 있다"며 "(적성국 국민법을) 그 어느 때보다 더 적용하기에 적당한 때"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593 與, 李 2심 무죄에 “명백한 법리 오해… 납득 어려워” 랭크뉴스 2025.03.26
44592 울주 온양 산불 양산으로 확산···노인요양원 입소자 등 대피 랭크뉴스 2025.03.26
44591 세계유산 도산서원으로 향하는 불길…"화선 멀어도 긴장" 랭크뉴스 2025.03.26
44590 의성 산불 경북 북동부까지 확산…인명 피해 잇따라 랭크뉴스 2025.03.26
44589 이재명 무죄 준 재판부, 尹 구속취소 논리까지 끌어들였다 랭크뉴스 2025.03.26
44588 2심 법원, 이재명·김문기 나온 사진 “조작” 판단 이유는 랭크뉴스 2025.03.26
44587 이재명 ‘선거법 위반’ 모든 혐의 무죄…대선가도 탄력 랭크뉴스 2025.03.26
44586 李, 재판부에 90도 인사… 법정 밖 50여명 민주 의원들 환호 랭크뉴스 2025.03.26
44585 안동 산불확산에 긴박한 대피령…온종일 짙은 연기 뒤덮어(종합) 랭크뉴스 2025.03.26
44584 검찰, 이재명 2심 무죄에 즉각 상고 방침‥"대법원서 시정하겠다" 랭크뉴스 2025.03.26
44583 거세진 산불 지리산·주왕산까지 덮쳐… 사망 26명으로 랭크뉴스 2025.03.26
44582 [속보] 안동시, 남선면 주민 안동중학교로 대피령 랭크뉴스 2025.03.26
44581 ‘尹 탄핵’ 트랙터 시위 합류한 2030 ‘분필 낙서’… 경복궁 옆 도로 종일 점거 랭크뉴스 2025.03.26
44580 헌재, 윤석열 탄핵선고일 오늘도 공지 안 해…4월 가능성 커져 랭크뉴스 2025.03.26
44579 부산 반얀트리 리조트 화재 경찰조사 받던 소방관 숨져 랭크뉴스 2025.03.26
44578 이재명, 선거법 2심 무죄… 사법리스크 부담 덜었다 랭크뉴스 2025.03.26
44577 매캐한 불냄새, 희뿌연 연기… 전쟁터와 다름없는 영덕 랭크뉴스 2025.03.26
44576 "이제는 尹 파면의 시간"... 서초동에서 한숨 돌린 野, 헌재 앞으로 랭크뉴스 2025.03.26
44575 [단독] 미래에셋, ‘수익률 -70%’ 대체육 업체 임파서블푸드 매각 수순 [시그널] 랭크뉴스 2025.03.26
44574 의대생 무더기 제적 D-2···다급해진 선배들 "일단 돌아오라" 랭크뉴스 2025.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