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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 의성, 울주, 김해 등 경상도 지역에 동시다발적인 산불이 지속되고 있는 23일 오후 경북 의성군 신안2리 인근 야산에서 산림청 진화대원이 불을 끄고 있다. 김영원 기자 [email protected]

건조한 날씨에 주말 사이 영남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나 산림당국이 진화에 애를 먹고 있다. 정부는 경남·경북·울산에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23일 저녁 8시 현재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4명, 부상 6명으로 집계됐다. 2천명이 넘는 주민이 대피했고, 주택 39동이 피해를 봤다. 산불 3단계 대응 중인 곳은 경남 산청군과 경북 의성군, 울산 울주군 등 3곳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낸 상황 보고서를 보면, 이번 화재로 이날 오후 4시 기준 6328㏊가 불에 탔다. 축구장 8864개 면적이다.

지리산 자락인 경남 산청군 시천면 신천리 구곡산(해발 961m)에서 난 산불은 이날 저녁 6시 기준 70% 진화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3시26분께 난 불은 사흘째 불길을 잡지 못하고, 인근 하동군으로 번지고 있다. 산청군 산불을 진화하던 산불진화대원 3명(60대)과 인솔 공무원 1명(30대)이 산불에 갇혀서 숨졌고, 6명이 화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 주민 589명은 불을 피해 산청군 금서면 동의보감촌 등으로 대피했다. 산청 산불의 원인은 이날 현재 밝혀지지 않고 있다.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산61 일대에서 난 산불의 진화율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60%다. 산불영향구역은 6028㏊이고, 불의 길이는 총 98㎞에 이른다. 이 가운데 59㎞는 불을 모두 껐다. 산림당국은 헬기 48대, 진화인력 3777명 등을 투입해 불을 끄고 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주민 1504명이 의성읍 실내체육관 등으로 대피했다. 이번 불은 22일 오전 11시24분께 한 성묘객의 실화로 났다. 이 성묘객은 “묘지 정리 중 불을 냈다”고 직접 119에 신고했다.

22일 낮 12시12분께 울산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산108-1 일대에서 난 산불의 진화율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70%다. 인근에 송전선로가 있어 헬기가 바로 용수를 뿌리기 여의치 않은 상황이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23일 하루에만 경북 경주·경산, 충북 옥천 등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났다.

정부는 22일 오후 6시를 기해 울산·경북·경남 지역에 재난사태를 선포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또 같은 날 밤 10시30분 경남 산청군에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했다. 한편 정부가 재난사태를 선포한 것은 강원 양양 산불(2005년 4월),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고(2007년 12월), 강원 동해안 산불(2019년 4월), 경북·강원 동해안 산불(2022년 3월)에 이어 이번이 다섯번째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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