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불을 끄다 목숨을 잃은 네 명은 모두 경남 창녕군 소속이었는데요.
인근 지역인 산청의 진화현장에 투입됐다 화를 당했습니다.
화재 당시 불길은 불과 10분 만에 고개 두 개를 타고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현장의 산세나 지형지물에 익숙하지 않은 대원들에게 사전 교육과 지시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이선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구곡산 자락에서 희뿌연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시뻘건 불길이 오른쪽 방향으로 뻗어나갑니다.
조금 뒤 산불진화대원들이 현장에 투입됩니다.
[취재진]
"(진화) 대원들 왔다. 대원들."
그런데 바람이 강해지기 시작합니다.
[취재진]
"<바람이 너무 많이 부네…> 아… 이거 뭐 못 따라간다. 못 따라가."
[취재진]
"어, 저 사람 있던데, 우짜노. <사람 있었다고요?> 어. 사람이 뛰어들어가던데 집으로."
"바람이 거세질 때마다 불길은 더 빠르게 번졌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불길은 단 10분 만에 고개 2개를 넘고 주택을 집어삼켰습니다."
오후 1시 50분쯤 산불진화대 8명과 이들을 인솔하던 30대 공무원 등 9명이 고립됐습니다.
당시 사고발생 보고서에는 오후 1시 43분쯤 역풍이 발생해 본부에서 철수를 요청했고, 5분 뒤엔 해당 팀도 "긴급상황을 요청했다"고 적혔습니다.
산불진화대원 3명과 공무원 등 4명은 결국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정천운/경남경찰청 강력계장]
"반경 한 100m 정도 안에서 발견됐습니다. 불이 나니깐 거기에서 이제 좀 여기저기로 이동을 하셨던 것 같고요."
숨진 희생자들은 모두 창녕군 소속.
산청 산불이 커지자 협조 요청을 받고 현장에 투입됐습니다.
[장정석/창녕군 공무원노조위원장]
"인근 시군에 다 오라고 했기 때문에… (공무원 역할은) 인솔도 있고 밤에는 대충 구두로 들었을 때 진화 방화선 구축하는 이런 내용도…"
안타까운 사고에 대해 공무원들은 "전문적인 훈련이나 특수장비가 부족한 공무원 투입이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강수동/공무원노조 경남본부장]
"대형 산불인데 이게 올라가서 끌 수가 없어요. 진화에 투입되어도 장비라고 해봐야 달랑 그 방염 잠바 하나밖에 없습니다."
낯선 산세나 지형지물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고립됐을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오윤경/한국행정연구원 실장]
"산이 어떻게 구성이 되어 있고, 어디로 가야 이 불길이 어떻게 갈 수 있고 하는 그런 것들에 대한 이해는, 산에 대한 이해가 좀 필요한…"
경찰은 숨진 진화대원들과 공무원이 안전장비를 제대로 갖췄는지, 사전교육과 지시사항이 적절했는지 등 조사에 나섰습니다.
MBC뉴스 이선영입니다.
영상취재 : 손무성(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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