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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United States Trade Representative) 공청회에 해운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공청회에선 USTR이 중국 선사, 선박에 부과하는 수수료와 제한 조치에 대한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중국 해운·조선 산업을 겨냥한 것이라 경쟁국인 한국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USTR은 지난 2월 미국 항구에 들어오는 중국 선사 선박에 100만달러(약 15억원), 중국산 선박에 150만달러(약 22억원)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청회에서 업계 의견을 수렴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정서명을 하면 바로 시행된다.

HMM의 컨테이너선./HMM 제공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해양 굴기를 막기 위해 내놓은 방안이지만, 전 세계 해운·조선 산업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중국이 세계 해운·조선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선박은 중국이 약 70%를 수주했다.

해운사들이 보유한 중국산 선박도 상당하다. 노르웨이 컨테이너 운임 분석업체 제네타(Xeneta)에 따르면 중국산 컨테이너선 비중이 높은 선사는 COSCO(64%), ZIM(41%), CMA CGM(41%), ONE(27%), Hapag-Lloyd(21%) 등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중국산 선박 보유 비중이 낮은 편이다. HMM이 보유한 전체 선박은 82척으로 이중 중국 선박은 4척이다. SM상선은 선박 12척에 용선(대여 선박) 2척 등 총 14척이 있는데, 용선 2척이 중국산이다. 중국산 선박은 근거리에 투입하거나 미주 노선에 투입하지 않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꿀 수 있다.

중국산 선박 비중을 당장 줄이기 어려운 해외 해운사는 동맹 제도, 미국 투자를 통해 해결책을 찾고 있다. 프랑스 해운사 CMA CGM은 향후 4년간 미국 국적 선박 건조에 200억달러(약 29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CMA CGM는 덴마크 해운사인 머스크와 아시아-미 서안 항로, 인도 서안-미 동안 항로 선복 교환에 합의했다. 중국 선박 비중이 높은 일본 ONE는 대만 Yang-Ming, HMM과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라는 동맹을 맺어 타개책을 찾고 있다.

물건을 보내는 화주가 중국 해운사, 중국산 선박을 피하면 한국이 반사 이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항만을 오갈 때마다 중국산 배에 수십억원의 수수료가 부과되면 화주가 한국, 일본산 선박을 찾을 수 있다. 공청회에서 어떤 수수료 부과될지 구체적인 사안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미국에선 중국산 선박 규제 예고의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석유협회(API·American Petroleum Institute)는 선박 부족으로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민들도 옥수수, 대두, 밀과 같은 농산물 수출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로 물동량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해운 지수는 연일 하락세다. 지난 13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116.96포인트(P) 떨어진 1319.34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12월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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