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김해·의성·울주 등 동시 발생
4명 사망… 축구장 8860개 면적 피해
강풍·건조한 날씨 탓에 진화 애 먹어
4명 사망… 축구장 8860개 면적 피해
강풍·건조한 날씨 탓에 진화 애 먹어
경남 산청군 단성면 자양리와 하동군 옥정면 두양리로 연결된 산 능선이 22일 벌겋게 불타오르고 있다. 산청과 경북 의성, 울산 울주 등에서 발생한 산불로 축구장 약 8860개 규모의 산림이 불에 타고,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성묘객 실화 등 사소한 실수가 대형 산불로 이어졌다. 경남도민일보 제공
주말과 휴일인 21∼23일 경남 산청과 김해, 경북 의성, 울산 울주 등 전국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23일 오후 5시 현재 축구장 약 8860개 규모에 해당하는 약 6328㏊의 산림이 불에 탔다. 4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을 입는 등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산림 당국은 강풍이 불어대는 건조한 날씨 속에서 사흘째 진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이날 발표한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산청에서 시작된 산불로 4명이 목숨을 잃었다. 부상자는 6명으로 집계됐다. 의성에서 1명, 울주에서도 2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산청에서는 주택 10동이 전소했다. 의성에서는 주택 24동이 모두 타고, 5동이 일부 피해를 봤다. 산림 피해도 크다. 현재까지 약 6328㏊가 불에 탔다. 산불영향구역을 지역별로 보면 의성 4650㏊, 산청 1362㏊, 울주 115㏊, 김해 90㏊ 등이다. 이에 따라 의성 951명, 산청 335명, 울주 867명, 김해 148명 등 총 주민 2301명이 주변 임시 주거시설에 분산 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정부는 산불 피해가 커지자 전날 오후 6시를 기해 울산, 경북, 경남 지역에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아울러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는 산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대형 산불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 것은 이번이 6번째다. 이에 따라 산불로 피해를 본 사유시설 및 공공시설에 대한 복구비 일부를 국비로 지원하게 된다. 피해 주민에 대해서는 생계 구호를 위한 생활안정 지원과 함께 지방세 등 납부 유예, 공공요금 감면 등 간접 지원이 추가로 이뤄진다.
당국은 모든 가용 자원을 동원해 산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청에 35대, 의성에 52대, 울주에 12대, 김해에 10대의 소방 헬기가 각각 투입됐다. 소방 인력도 산청에서 2431명, 의성에서 2319명, 울주에서 3991명, 김해에서 524명이 활동하고 있다. 진화 차량도 수십에서 수백대가 각각 배치됐다.
다만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인근 시·군으로 번지는 상황이다. 산청 산불은 하동 일부까지, 의성 산불도 안동 인근으로 확산되고 있다. 울주에서도 인근 마을로 산불이 재확산돼 주민 791명에게 추가 대피령이 내려졌다.
당국은 강풍 탓에 진화에도 애를 먹고 있다. 현재 진화율은 산청 70%, 의성 59%, 울주 70%, 김해 90%로 집계됐다.
고기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은 이날 의성을 방문해 “현장에서 산불 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대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정부는 산불 진화 및 피해 수습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