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눈물바다 속 정확한 사고경위 설명 요구…창녕군, 27일까지 애도기간


경남 산청 산불 화재 진압하는 산불진화대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창녕=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동료들도 좋고 최고의 직장이라고 좋아했는데 얼마나 뜨거웠을지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지난 21일 오후 경남 산청군 시천면 야산에서 발생한 불을 끄다 숨진 산불진화대원과 인솔 공무원 등 4명의 빈소가 마련된 창녕군 창녕서울병원 장례식장.

이번 사고로 숨진 사망자들의 시신이 한 구씩 도착할 때마다 장례식장은 울음바다로 변했다.

화재 진화 현장에 투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산불진화대원 60대 A씨의 아내 김모(52) 씨는 아직도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이었다.

김씨는 남편을 누구보다 일에 적극적이고 정의로운 사람이었다고 기억했다.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산불진화대원으로 일하면서 사람들과 잘 지내고 일도 재밌다며 남편이 매우 만족해했었다"며 "작은 일도 그냥 못 지나치는 성격이라 그날도 아마 마지막까지 정신 없이 불을 껐을 것 같다. 그 순간 얼마나 뜨거웠을지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 중 유일한 공무원인 창녕군 소속 30대 B씨의 유족들도 황당하고 분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유족들은 "우리 아들 어떡하노", "못 지켜줘서 미안하다"고 주저앉아 오열했다.

B씨 한 친척은 "그날 바람이 강하게 불었으면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서 투입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아직도 사고가 어떻게 하다 났는지 제대로 된 브리핑조차 듣지 못했다. 사람이 4명이나 죽었는데 누구 하나 책임지겠다는 사람도 없으니 황당하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B씨 직원들은 B씨를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직원이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B씨와 1년간 같은 부서에서 일한 한 직원은 "불평불만 없이 항상 일에 의욕을 갖고 일한 직원으로 기억한다"며 "당시 강풍과 역풍으로 산불 진화 차량이 전소됐을 만큼 불길이 거셌던 것으로 들었는데 끝까지 업무에 최선을 다했던 B씨를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창녕군은 창녕읍 창녕군민체육관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24일부터 4일간 운영한다.

또 오는 27일까지 5일간 애도기간으로 정하고 각종 행사를 모두 중단한다.

이날 빈소에 도착한 성낙인 창녕군수는 "우선 우리 지역 분들이 모두 예기치 않은 사고를 당하셔서 군수로서 죄송하게 생각하고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며 "산림청과 경남도에서 진화 작업 등을 관리하는 만큼 사망자들 장례와 부상자들 치료 등 군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예우를 다하겠다"고 애도를 표했다.

이번 사고 사망자들은 모두 지난 21일 오후 3시 28분께 산청군 시천면 한 야산에서 발생한 화재 진화를 위해 지난 22일 현장에 투입됐다가 산 7부 능선 지점에서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빈소에서 장례 지원 절차 등을 논의 중인 창녕군 공무원들
[촬영 이준영]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209 건조한데 강풍까지... 산불 제때 끌 '대형헬기' 부족도 피해 키웠다 랭크뉴스 2025.03.24
43208 최악 산불현장에 환갑 진화대원들…불 끌 청년이 없다 랭크뉴스 2025.03.24
43207 BNK경남은행, 산청 산불 피해 지역 긴급 지원활동 나서 랭크뉴스 2025.03.24
43206 총리실, 한덕수 복귀 기대…대국민담화·NSC 소집 준비 랭크뉴스 2025.03.24
43205 캐나다, 트럼프의 '합병·관세' 위협 속 4월 28일 조기 총선 랭크뉴스 2025.03.24
43204 “위아래서 회오리 불길…웅덩이서 20분 버텼다” 랭크뉴스 2025.03.24
43203 젊은 의원들 연금개혁 반발…전문가 “이제 개혁 시작” 랭크뉴스 2025.03.24
43202 ‘단일대오’ 흔들린 의대생들 “제적당하면 책임질 건가” 랭크뉴스 2025.03.24
43201 ‘사즉생’ 강조뒤 중국 간 이재용, 샤오미 회장과 ‘전기차 회동’ 랭크뉴스 2025.03.24
43200 "지하철역에 폭탄 설치했어" 20대 협박범의 '최후'…실형 선고 랭크뉴스 2025.03.24
43199 강한 골바람, 서풍타고 삽시간 확산… 인력·장비 대거 투입에도 ‘역부족’ 랭크뉴스 2025.03.24
43198 [사설] 한덕수 탄핵·이재명 선고... 승복과 자제로 민주주의 지켜야 랭크뉴스 2025.03.24
43197 [컨슈머리포트] 촘촘한 점수 격차 ‘치열했던 치킨 대전’… 하림이 최고점 랭크뉴스 2025.03.24
43196 러시아, 정전협상 전날 키이우 등에 드론 공격…10여명 사상 랭크뉴스 2025.03.24
43195 美, 러·우크라와 휴전 실무회담 앞두고 "실질 진전 기대"(종합) 랭크뉴스 2025.03.24
43194 ‘문형배 살인 예고’ 유튜버, 이번에는 술 취해 난동부리다 체포 랭크뉴스 2025.03.24
43193 특정 문신하면 갱단원?…"美 추방자 선별 엉터리" 주장 나와 랭크뉴스 2025.03.24
43192 中 전기차도 전방위 공세… 고급 브랜드 지커까지 출격 랭크뉴스 2025.03.24
43191 미·우크라 사우디서 회담 개시…부분 휴전안 의제 랭크뉴스 2025.03.24
43190 헌재, 오늘 한덕수 선고…‘윤석열 계엄 위법성’ 판단 나올 듯 랭크뉴스 2025.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