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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경북 의성군 의성읍 지역에 산불로 인한 연기가 안개처럼 내려앉아 있다. 김정석 기자
강한 바람으로 빠르게 번진 경북 의성군 산불의 진화 작업이 이틀째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산불 첫날 강한 바람이 문제였다면, 이튿날에는 지나치게 잠잠한 바람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오전 11시 24분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현재 산불대응 최고단계인 3단계까지 발령된 상태다. 산불 첫날 진화율이 50%까지 올랐다가 늦은 오후부터 강풍이 불기 시작해 4.8%로 떨어지고 23일 오전 10시 기준 2%까지 뒷걸음질쳤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진화율은 30%까지 회복됐다.



진화율 50%까지 올랐다가 2%로
경북도와 의성군 등에 따르면 현재 의성 산불은 산림 3510㏊를 태우고 계속 진행 중이다. 화선은 오전 10시 기준 62.7㎞에 달한다. 이날 헬기 52대를 비롯해 진화차량 311대를 동원하고 인력 2319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에 총력을 펼치고 있지만 진화는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23일 오전 경북 의성군 안평면사무소 인근 지역에 산불로 인한 연기가 안개처럼 내려앉아 있다. 김정석 기자

둘째 날에도 의성 산불 진화 작업이 늦어지는 이유 중 하나로 ‘지나치게 잠잠한 바람’이 한몫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람이 너무 불지 않아서 산불로 발생한 연기가 빠져나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3일 오전 산불 발화 지점은 안개가 낀 것처럼 연기가 대기 중에 두껍게 내려앉아 있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산불 첫날인 22일 의성군의 최대 순간바람은 초속 17.9m에 달하는 굉장히 강한 바람이었다. 하지만 23일 의성군 최대 순간바람은 초속 3.3m로 줄었다.

강풍이 잦아들어 산불이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번질 가능성은 떨어졌다. 하지만 안개처럼 깔린 연기가 걷히지 않으면 시야가 막혀 헬기가 투입되기 어려워진다.
23일 경북 의성군 의성읍 중리리 마을이 산불로 발생한 연기에 휩싸여 있다. 김정석 기자

경북도와 산림당국이 23일 52대의 헬기를 투입한다 하더라도 기상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본격적인 진화 작업도 늦춰질 수밖에 없다. 다행히 오후로 접어들면서 의성 지역에 안개처럼 내려앉은 연기는 조금씩 걷히고 있는 상태다.



“연기 걷히는대로 헬기 집중투입”
임하수 남부지방산림청장은 이날 오전 의성군 안평면사무소에 차려진 지휘본부에서 열린 언론브리핑에서 “풍속이 빠르게 올라가면서 불이 다른 지역으로 번지는 바람에 화선이 62.7㎞까지 늘어났다”며 “현재는 바람이 적어 연기가 많다는 문제가 있는데 바람을 타고 연기가 걷히는 상황을 보고 연기가 먼저 걷히는 부분부터 집중적으로 헬기를 투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 청장은 “어제는 한반도가 고기압과 저기압 사이에 끼어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오늘은 다행히 많이 줄었다”며 “산림청 주력 장비인 초대형 헬기 2대를 비롯한 헬기를 대거 투입해 지상과 공중에서 입체적으로 산불 진화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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