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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있잖아 발 아픈 게 세상에서 제일 싫어”


3D 스캐너에 발 측정해 형태 조사

러닝머신 달리면서 회내운동 파악

안정화·중립화·쿠션화 중에서

데이터 기반 알맞은 러닝화 ‘추천’

신승백 대표 “나쁜 발·신발은 없다”


달리기를 시작한 지 1년 된 최혜진씨는 그동안 5켤레의 러닝화를 사들였다. 모두 20만원 안팎의 고가 제품들로, 다양한 브랜드 매장에 들러 설명을 들을 때마다 마치 이 신발을 신으면 더 잘 달릴 수 있을 것 같은 혹한 마음을 뿌리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특별한 장비 없이 운동화 한 켤레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운동이 러닝이다. 러닝 인구가 급증하면서 ‘나도 뛰어볼까’ 하고 다짐하지만 막상 부딪히는 첫 고민은 어떤 신발을 골라야 하느냐는 것이다. 이리저리 검색하고 찾다 보면 모델이나 브랜드마다 기능도 제각각이고 종류도 너무 다양해 혼란스럽다. 혼자 고르기 힘들다면, 자신의 발에 맞는 러닝화를 찾아주는 서비스를 받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발의 모양과 움직임 상태에 적합한 러닝화를 신고 러닝머신 위를 달리며 착화감과 러닝 모습을 체크하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슈피팅(Shoe fitting) 전문매장 ‘플릿 러너’를 찾았다. 러닝에 입문한 지 2년 된 이유진 기자가 슈피팅을 위해 동행했다. 본격적인 슈피팅에 앞서 신승백 대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사람마다 인상이 다르듯 발도 모양과 움직임의 특성이 다 달라요. 내 발의 특성에 맞는 신발을 찾는다면 좀 더 편하게, 오래 뛸 수 있겠지요. 처음 달릴 땐 누구나 힘들고 여기저기 아프게 마련이에요. 무리하지 말고 꾸준히 쌓아가면서 내 몸을 단련시켜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족저경 위에 올라 발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있다.


슈피팅의 첫 단계는 체중계와 비슷한 3D 스캐너에 맨발로 올라가 발을 측정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바닥이 거울처럼 생긴 ‘족저경’(족저 압력 측정 장비)에 올라가 다시 발의 형태를 파악한다. 이 과정을 통해 발 길이와 볼의 넓이, 아치의 높이, 발등 높이, 발꿈치 너비, 발볼과 발등의 둘레 등을 정밀하게 측정한다. 맨발로 측정을 한 뒤에는 러닝용 양말을 신고 다시 발의 길이와 너비를 잰다. 이때 사용하는 것은 발 측정 전용기구 ‘브랜녹 디바이스’다. 앉아서 잴 때와 서서 잴 때의 측정치가 다르므로 서서 재야 한다. 측정이 끝나면 양말을 신은 채 러닝머신 위를 달린다. 발목 회내운동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회내운동은 정상적인 보행이나 달리기 중 발이 땅에 닿아 자연스럽게 안쪽으로 내려앉으며 회전하는 움직임이다. 이는 충격을 완화하지만 과도하면 발목이 안쪽으로 많이 누우면서 아치가 내려앉을 수도 있고 반대로 바깥쪽으로 꺾이는 사람도 있다. 이 같은 여러 데이터를 바탕으로 러너에게 적당한 모델을 추천하게 된다.

러닝화는 크게 안정화, 중립화, 쿠션화 등으로 나뉜다. 안정화는 아치를 지지해주는 성격이 강화된 것으로, 아치가 낮고 회내운동이 심한 러너들에게 적합하다. 회내운동이 심하지 않다면 자연스럽게 발이 움직이도록 지지해주는 성격을 가진 중립화가 권장된다. 어떤 러닝화든 쿠션 기능은 기본적으로 장착되어 있는데, 쿠션화는 충격흡수 기능에 좀 더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면 된다.

플릿 러너 신승백 대표가 발에 맞는 러닝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측정 결과 이 기자는 아치가 높고 회내운동이 심하지 않아 중립화를 추천받았다. 적정 신발 크기는 250㎜. 지금까지 그가 신던 모델은 안정화에 해당하는 뉴발란스 860 245㎜였다. 그는 적정 사이즈보다 작은 신발을 신고 살아왔다는 점에서 충격을 받았다. ‘어쩐지 신발을 신다보면 뒤꿈치 안 부분이 쉽게 닳았다’며 다소 늦은 깨달음을 토로했다. 이 기자의 발 모양에 맞는 추천 모델은 3종 브룩스 글리세린 22, 아식스 젤 님버스 27, 서코니 트라이엄프 22였다. 각각 추천 신발을 신고 다시 러닝머신 위를 달리며 발의 착지 상태와 착화감을 점검한다.

그가 가장 편하고 안정감 있다며 선택한 모델은 브룩스 글리세린 22. 선택한 신발을 신고 뛰는 발 모양을 이전 영상과 비교해보니 꽤 달라졌다. 바깥쪽으로 8자 형태로 돌아가던 오른쪽 발이 많이 돌아가지 않았고, 살짝 휘던 발목도 좀 더 곧게 서 있다. 신 대표는 “나쁜 발도 없고 나쁜 신발도 없다”면서 “자신의 발과 운동 목적에 맞는 신발의 도움을 받아 더 오래, 즐겁게 뛰면 좋겠다”고 말했다.

30년 차 마라토너이자 2003년부터 ‘플릿 러너’를 운영한 신 대표는 슈피팅에 관한 1세대 전문가다. 슈피팅을 하려는 입문자들뿐 아니라 운동 이력이 제법 된 러너들이 목적에 맞는 러닝화를 찾기 위해 오기도 한다. 슈피팅 비용은 3만원이며 30~40분가량 시간이 걸리므로 미리 예약(네이버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플릿 러너’ 외에도 러너스클럽, 레이스먼트, 온유어마크, 굿러너컴퍼니 등 러너들을 위한 러닝 전문점들이 있다. 체형이나 특성에 맞는 맞춤 제품을 큐레이팅하는 것뿐 아니라 러닝 능력 측정 서비스를 해주는 곳도 있다.

러닝 입문자, 이것이 궁금하다

■ 한 번 선택한 러닝화는 얼마나 신을 수 있나요?

“일반적인 러닝화는 평균 500~800㎞ 정도로 보면 됩니다. 이 정도 달린 신발이라면 아웃솔(신발 바닥 부분)이 많이 닳지 않았다 하더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쿠션 부분의 복원력은 많이 떨어져 있으므로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 입문자인데 카본화(카본 플레이트 러닝화)를 신어도 되나요.

“카본화는 경량성, 반발성, 스피드에 초점을 맞춘 신발입니다. 즉 대회에서 기록을 깨려는 선수들에게 적합한 모델이지요. 러닝에 익숙하지 않고 아직 근력이 단련되지 않은 입문자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 중립화가 맞는데 그간 안정화를 신었다면 발에 무리가 갔을까요.

“뭐가 더 좋다, 나쁘다의 문제가 아닙니다. 나에게 편한 신발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중립화만 신어도 무리가 없는데 안정화 같은, 나에게 필요 없는 기능이 강화된 신발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뜻입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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