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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시민단체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이 연 13번째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매일 긴급집회’에 시민들이 응원봉을 들며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봉비 기자

한주의 마지막인 21일 금요일, 불금을 보내기 위해 시민들이 퇴근을 서두르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바라며 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모습은 썩 밝지 않았다. 이번주 탄핵을 예상하며 하루하루 버틴 광장의 시민들은 이날까지 탄핵 심판 일정이 나오지 않자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실망은 좌절이 아닌 오기로 변했다. 서울, 충청도, 전라도 등 다양한 지역에서 광화문으로 모인 시민들은 “이제와 포기할 순 없다”며 “끝까지 싸울 것”을 다짐했다.

이날 시민단체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서울 종로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13번째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매일 긴급집회’를 열었다. 본인을 은평구 주민으로 소개하며 무대에 오른 수달(가명)은 “소중한 일상을 되찾기 위해 프로 집회러로 살아가고 있다”며 “서로 더 격려하고 인사하며 광장에 모인 우리의 결속이 얼마나 위대한지 보여주자”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야광 머리띠를 두르고 색색의 응원봉을 치켜들며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는 구호로 호응했다.

이날 시민들은 실망감과 함께 선고가 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퇴근하자마자 서울 구로구에서 바로 왔다는 직장인 최아무개(54)씨는 “헌재 선고를 기다리며 버텨왔는데 이번주에도 (판결이) 안나니 며칠째 가슴이 답답하다. 개인이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소리지르며 스트레스라도 풀러 나왔다”며 “그래도 이번주 후반으로 갈수록 오기가 생기더라. 이판사판. 윤석열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라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충북에서 연차를 내고 온 강은주(53)씨는 “(선고가 지연되자) 처음엔 화가 났고 속상하고 불안해서 잠도 잘 안왔다”며 “그래도 대한민국 사람인데 어딜가겠나. 나라를 정상적으로 되돌릴 때까지 싸울 것”이라 말했다. 여자친구와 함께 광주에서 온 대학원생 김의정(31)씨는 “지치기도 하지만 인용 판결이 나더라도 나라가 회복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거라고 생각한다”며 “더 엄혹한 군사독재 시절도 버티신 분들이 있는데 더 긴 호흡으로 버텨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나영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납득할 수 없는 선고 지연 속에 시민들의 불안과 위기감 높아가고 있다”며 “민주공화정의 회복을 위한 더 크고 힘있는 투쟁을 시작하려 한다. 이번주 토요일 200만 주권자 시민의 분노 함성으로 이 광화문 광장 메워달라”고 호소했다. 긴급집회가 끝난 뒤 시민들은 경복궁 동십자각에서 안국사거리 쪽으로 행진을 이어갔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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