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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왕이 6개월만에 회담
10월 경주 APEC 회의 참석 논의
"문화교류 복원" 한한령 풀릴듯
中 서해 철골 구조물 등 소통나서
한중일·한일 외교 연쇄회담 예정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만난 조태열(왼쪽)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사진 제공=외교부

[서울경제]

한중 외교장관이 21일 일본 도쿄에서 만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시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등 현안을 논의했다. 오는 10월 말 시 국가주석의 방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특히 “문화교류 복원” 등 한한령(한류 콘텐츠 금지령) 해제를 기대해 볼 만한 대화가 오갔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도쿄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50분 가량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두 외교장관은 22일로 예정된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과의 제11차 한일중 외교장관회의에 앞서 얼굴을 마주했다. 7개월여 뒤 경북 경주에서 열릴 APEC 정상회의가 양국 간 핵심 안건으로 논의됐다. 올해 우리나라에 이어 내년에는 중국이 APEC 의장국인 만큼 시 주석이 지난 2014년 이후 11년 만에 방한할 전망이다. 두 장관은 “시 주석의 방한으로 양국관계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와 함께 양측은 올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10주년을 맞아 한중 FTA 서비스‧투자 협상 가속화 등 한중 경제협력도 심화할 것을 다짐했다.

중국이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 설치한 직경 70m 규모의 무단 철골구조물과 관련해서도 대화가 오갔다. 조 장관은 “중국의 활동으로 인해 우리의 정당하고 합법적 해양권익이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해양권익에 대한 상호존중이 중요하다는 인식 하에 이 문제에 대해 소통을 지속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 장관과 왕 부장은 특히 이번 회담을 통해 한중간 문화교류 복원에 뜻을 모았다. “양국 국민들이 서로 더욱 잘 이해하고 한층 차원 높은 실질적 협력을 추진하자”는 공감대가 이뤄졌다. 양국 간 오래된 숙제인 한한령 해제를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16년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반발해 한국 음악·드라마 등의 수입을 금지하는 한한령을 발동한 바 있다. 중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비공식 조치임에도 1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최근 양국 간 관계는 이전에 비해 한결 나아진 분위기다. 2023년 8월 중국이 한국을 대상으로도 자국민의 단체관광을 재개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중국의 한시적 무비자 정책이 도입됐다. 우리나라도 올 3분기에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무비자 입국 한시 허용에 나선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지난달 중국에서 시 주석과 만나 한한령 해제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한중 외교 수장들도 끈끈한 관계를 다져왔다. 조 장관과 왕 부장은 지난해 세 차례 양자 회담을 열었다. 이런 흐름은 12·3 비상계엄과 잇따른 탄핵 정국 등으로 잠잠했지만 이번 회담을 통해 다시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은 미국의 노골적인 견제와 북한·러시아 밀착 등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겪고 있기도 하다. 김태형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중국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집권 직전부터 인도와의 국경분쟁 협상에서도 진전을 이끌어내는 등 주변국들과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왔다”며 “공급망 문제로 인해 중국과의 경제 교류에는 한계가 있지만 문화 교류 등에서 원만한 관계를 회복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장관은 이날 도쿠라 마사카즈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 회장 등 4대 경제단체 대표들과 만나 한일 협력을 위한 기업인들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22일에는 한일중 3국 외교장관회의에 이어 한일 양자 간의 외교장관회담도 예정돼 있다. 한일중 외교장관회의에서는 3국 협력 방안과 지역·국제 정세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동아시아 정책, 관세 정책 등에 대해서도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일 외교장관은 올 1월 서울에서 양자 회담을 가졌으며 지난달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MSC)에서도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를 통해 만난 바 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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