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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기흥 'SR5' 신축 추진
'반도체 초석' 기존 종기원 허물고
축구장 60개 규모 연구소 탈바꿈
20조 들인 차세대 NRD-K 이어
사즉생 각오 기술력 강화 승부수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이 있는 기흥캠퍼스의 신규 R&D센터 'SR5' 조감도.

[서울경제]

반도체 초격차 복원에 사활을 건 삼성전자가 매머드급 연구개발(R&D)센터를 짓는다. 20조 원을 들인 차세대 연구소 ‘NRD-K’가 올해 가동되는데도 수년 후를 내다보고 과감하게 추가 투자에 나서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즉생(死卽生)’의 자세를 주문한 가운데 근원적 기술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경기도 용인 기흥캠퍼스 R&D센터인 ‘SR5’를 허물고 새로 짓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새로 탄생하는 SR5는 지하 4층, 지상 8층에 연면적 44만 6280㎡로 축구장 약 60개 규모에 달하는 초대형 건물이다. SR5는 1987년 설립 당시 삼성종합기술원으로 썼고 최근에는 삼성전자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가 연구 설비로 활용하다 지난해 11월 새로운 R&D 기지 ‘SDR’ 완공으로 인력과 설비를 옮기면서 현재는 기능이 약화했다.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의 SR5 신축 부지와 신규 R&D 거점 ‘NRD-K’. 사진출처=네이버 지도, 삼성전자 등


주목할 부분은 삼성전자가 최근 기흥캠퍼스에 20조 원을 들인 차세대 반도체 연구소 ‘NRD-K’를 세웠다는 점이다. 그간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R&D 공간 부족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화성캠퍼스 내 DSR, 반도체연구소(SRD)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 기술을 연구했지만 한계가 명확했고 그 대안이 ‘NRD-K’였다. 지난해 11월부터 ‘NRD-K’ 내 장비 반입이 시작됐고 올해 중 본격 가동할 예정인데 갈수록 치열해지는 기술 경쟁 속에 연달아 더 큰 규모의 SR5 신축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SR5 신축은 애초 지난해 추진됐다. 그러나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선임 등 리더십 교체로 잠정 중단됐다 올 들어 이 사안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고 연내 착공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공격적인 R&D 투자에 나서는 데는 최근 그룹 전반에 깔린 위기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000660)·마이크론 등에 추격당하면서 D램 1위의 자존심을 구겼고, 파운드리 사업부는 3㎚(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최선단 공정에서 수율 부진 등으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R&D 사업의 성과 역시 신통치 못하다. 삼성은 지난해 35조 원의 R&D 비용을 투입했지만 시장에서는 투입 대비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냉혹한 평가가 더 많다. 전 부회장도 지난해 부임 직후 임원 회의에서 R&D 전반에 대해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연구소가 차세대 기술을 개발하는 근본 목적에 집중하기보다는 당장의 생산성을 높이는 ‘준양산 체제’로 운용됐다는 지적 또한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이 회장은 최근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 세미나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임원 2000여 명의 정신 재무장을 주문했다. 그는 특히 “경영진부터 철저히 반성하고 사즉생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해야 한다”면서 “첫째도 기술, 둘째도 기술, 셋째도 기술”이라며 반도체 기술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이 같은 이 회장의 ‘절치부심’이 신규 R&D센터 건립을 위한 의사 결정을 빠르게 진전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은 R&D 설비투자 확대와 함께 인재 영입, 과감한 인사 작업 등을 병행하며 기술력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독한 삼성인’을 주문할 만큼 경쟁력 회복을 시급한 사안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삼성의 투자 기조와 인사 정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맥락에서 SR5 신축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SR5의 시작은 고(故) 이병철 삼성전자 창업 회장이 1987년 ‘무한 탐구’ 정신을 강조하면서 설립한 삼성종합기술원이다. 반도체 사업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이곳에서 1992년 세계 최초로 64Mb(메가바이트) D램을 개발했고 1993년 메모리반도체 1위 등을 이뤄냈다. 초격차의 산실인 SR5가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한편 삼성전자 관계자는 SR5 신축에 대해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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