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코스트코 매장에 달걀이 품절됐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 사진=연합뉴스
달걀 공급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한국산 달걀을 더 많이 수입하겠다고 밝혔다. 공격적인 대외정책 기조로 세계 각국을 압박해오던 트럼프 행정부도 폭등하는 먹거리 물가에 손을 벌리게 된 모양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브룩 롤린스 미 농무부 장관은 이날 한국에서 더 많은 달걀을 수입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국은 튀르키예, 브라질과 함께 미국의 주요 달걀 수출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이 언제부터 한국산 달걀을 얼마나 더 많이 수입할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이 달걀 수입을 늘리는 이유는 달걀값 상승이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미국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발한 이후 살처분 등으로 죽은 산란계는 약 1억6600만마리에 달한다. 이에 미국 전역에서 달걀 공급이 부족해졌고, 달걀값은 계속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2월 기준 A등급 달걀 12개의 평균 소매 가격은 5.9달러를 기록했다. 우리 돈으로 약 8600원이다. 1년 전 가격은 3달러였다. 1년 사이 두배 가까이 올랐다. 농무부는 달걀값 상승세가 이어져 올해에만 달걀 가격이 41.1%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미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달걀 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심지어는 그린란드로 갈등하고 있던 덴마크에까지 얼마나 많은 달걀을 수출할 수 있는지 문의하는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달걀값 인상으로 인해 웃지 못할 해프닝도 발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펜실베이니아에서 4만 달러 상당의 유기농 달걀 10만개가 도난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달걀 밀수도 성행하고 있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에서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달걀 밀수 사례가 전년대 36% 상승했다. 특히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158%, 텍사스주 남부 접경 도시 라레도에선 54%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