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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애널들 "현지 생산 강화 필요…현금 충분한데 증자 필요성 의문"
"주가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고점 인식 우려…단기 급락 불가피"
"외형 성장 계속하고 주주친화 정책을 이어간다면 투자포인트 유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방위산업 업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사상 최대 규모인 3조6천억원의 유상증자를 전격 발표하자 증권가에서도 주식시장에 미칠 파장을 주시하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증권 전문가들은 투자 방향은 타당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자금 조달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택한 것이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 이재광·정연승 연구원은 21일 보고서에서 "증자 자금 중 1조6천억원은 해외 생산 체제의 강화에 쓰이는데, 유럽·중동·미국 등 시장 확대를 위해 현지 생산 거점의 구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타당한 판단"이라며 "호주 조선사의 인수에도 8천억원이 배정되는데, 미국 내 군함 신조 관련해 사업 범위를 확장할 기회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현지화와 인수합병(M&A)은 방위산업 성장을 위해서는 꼭 가야 할 길"이라며 "이번 투자 결정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유럽 등을 대상으로 잠재 수주를 확보하려는 조처로 목표가 명확하며, 빠르면 올해 중으로 대규모 해외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서준모 KB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현지 생산이나 현지 부품 사용 정책을 강화하고 있어 국외 공장 건립과 지분 투자를 통한 전략적 제휴 등이 불가피해졌다"며 "한국산 무기에 대한 의존도가 커진 중동 국가도 무기 도입을 자국 산업 발전과 연계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돼 이번 투자의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유상증자 결정에는 비판이 많았다.

회사의 현금 흐름만으로도 충분히 충당할 수 있는 투자 규모인데, 주주가치 희석이 따르는 유상증자를 굳이 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것이다.

삼성증권의 한영수 연구원은 "회사의 손익과 현금흐름이 최근 급격히 개선되고 있었음을 고려할 때 이번 증자를 예상한 투자자는 많지 않았을 것"이라며 "회사 주가가 연초 대비 121% 급등한 만큼 이번 증자가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은 "추가적 상승 여력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구체적 지분 투자 대상과 예상 효과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며 그때까지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한 투자 의견을 '보류'(Hold)로 내렸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결 영업이익 3조5천억원과 이후의 꾸준한 이익으로 투자금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유상증자를 자금조달 방식으로 택한 것은 아쉽다"며 "투자의견을 보류로 낮추고 현 적정 PER(주가수익비율) 20배를 유지할 만한 대단한 투자가 집행되는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회사가 넘어야 할 산은 매출 증가율을 넘어서는 수주잔고 성장률"이라며 "대신 유상증자를 통한 M&A로 장기 성장 그림을 보여주는 것은 투자자 우려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투자의견을 '중립(Hold)'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한투자증권의 이동헌·이지한 연구원은 "3조6천억원의 대규모 15% 할인으로 주주 부담이 가중되고 연초 대비 주가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고점 인식 우려가 생겼다. 회사가 현금 흐름이나 차입으로 마련하기 어려운 투자 금액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이나 투자의 급박성이 쟁점이 됐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단기 급락은 불가피하나 중장기 성장 흐름이 유지된다"며 투자의견 '매수'는 유지했다.

DB금융투자도 "주주들의 우려가 높아지지만 외형 성장을 계속하고 주주 친화적 정책을 이어간다면 중장기 투자 포인트는 유효하다"며 '매수' 의견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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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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