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를 번복하고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및 용산구 전체 아파트로 토허제 지정 대상 지역을 확대했다. 사진은 20일 서울 송파구의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재지정 직전까지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가 주도하는 아파트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와 정부가 토허제를 확대 재지정키로 하면서 향후 집값 과열은 당분간 누그러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오는 23일까지 시행기간이 남아 매도·매수 희망자들의 막판 계약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토허제 대상에서 빠진 성동·마포·강동·동작 등으로의 풍선효과도 예상된다.
한국부동산원이 20일 발표한 ‘3월 셋째 주(17일 기준) 아파트가격동향’에서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전주 대비 0.25% 올랐다. 서울시가 지난 12일 서울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 일대 아파트 291곳에 대해 토허제를 해제한 뒤 매주 상승 폭을 키우고(0.06%→0.11%→0.14%→0.20%→0.25%) 있다. 전국 아파트값도 보합에서 0.02% 상승 전환했다.
강남 3구가 최근 흐름을 주도한다. 토허제 해제 수혜를 직접 받은 강남구는 전주보다 0.83% 상승하며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1월 넷째 주(0.93%) 이후 7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송파구와 서초구도 각각 0.79%, 0.69% 상승해 2018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성동구(0.29%→0.37%) 용산구(0.23%→0.34%) 마포구(0.21%→0.29%) 등 마용성도 전주 대비 상승 폭을 키웠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0.6로 지난해 11월 둘째 주(100.3) 이후 17주 만에 100을 넘어섰다. 매매심리 지표인 매매수급지수(0~200)는 기준점 100을 넘으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특히 서울 동남권(강남 3구, 강동구) 매매수급지수는 107.3으로 집값 폭등기였던 2021년 7월 넷째 주(108.9) 이후 약 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집값 과열로 35일 만에 토허제를 강남 3구와 용산구 모든 아파트로 확대 재지정키로 하면서 향후 시장 움직임에 눈길이 쏠린다. 다만 토허제 재지정이 오는 24일부터 시작되므로 당장 큰 가격 하락이나 안정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김인만 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토허제 해제 전에 26억~27억원 하던 집이 30~31억원으로 올랐기 때문에 호가를 1~2억원 내려 급매로 판다고 해도 집값이 떨어졌다고 보긴 어렵다”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박모 공인중개사는 “토허제 해제로 많이 오른 집값이 토허제 재지정으로 급격하게 내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파구에 거주하는 강모(35)씨는 “정부가 오히려 상급지를 정해준 것 아니냐”고 말했다.
토허제 대상이 아닌 지역으로 수요가 쏠릴 수도 있다. 마포구에 거주하는 30대 손모씨는 “용산구까지 토허제로 묶여서 마포구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은 든다”면서도 “풍선효과로 마포구도 토허제에 포함될까봐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