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으로 임직원 및 협력업체에 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16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앞에 대주주 MBK에 대한 규탄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국민연금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투자한 금액 가운데 9000억원이 여전히 회수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국민연금은 약 6000억원을 투자했지만, 여전히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돌려받지 못한 금액이 상당하다는 설명이다.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현재 MBK로부터 받아야 할 금액은 약 900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강 의원이 “날아가는 건가?”라고 묻자 “손실이 확정되면 그렇다”고 답했다.
국민연금은 2015년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총 6121억원을 투자했다. 이 가운데 5826억원은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295억원은 보통주 형태였다. 서 본부장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후 RCPS 투자분 중 원금 942억원과 이익금 2189억원을 합쳐 3131억원을 회수했다. 투자 당시 약정 이율은 9%였으나 일정 기간 이후 13%로 상승하는 스텝업 조건이 포함돼 있었다.
서 본부장은 “공정가치 기준으로 현재 회수해야 할 금액은 약 9000억원”이라며 “홈플러스의 경영이 정상화돼야 투자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2011년부터 MBK와 거래를 시작해 현재까지 11개 펀드에 총 2조원을 출자했고, 이 중 1조 3000억원을 회수한 상태다. 서 본부장은 “지난해 7월 운용사 선정을 공정하게 진행하다 보니 MBK가 다시 선정됐지만, 적대적 인수합병(M&A) 논란이 있어 올해 2월에서야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이어 ‘적대적 M&A를 추진하는 MBK에 국민연금이 투자하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지적에 대해 그는 “국민연금의 목적이나 방향성에 맞지 않다”며 “자산을 매각해 차익을 얻는 식의 투자에는 앞으로 거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