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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총 2시간여 격론 끝에 지도부 위임
원내지도부 의총 후, 추가 회의 돌입
헌재 선고 지연에 당내 불안감 증폭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국회에서 도보 행진을 시작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의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도착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된 더불어민주당이 19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줄탄핵’ 역풍 우려에도 불구,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미루는 최 대행을 압박하는 동시에 탄핵 정국의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계산이다. 아울러 선고를 미루는 헌법재판소에도 무언의 압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내 불안감 증폭에 '崔 탄핵' 다시 꺼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채용박람회에서 개인 맞춤 색(퍼스널 컬러)을 알아보는 체험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후 9시 국회에서 심야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최 대행 탄핵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선 민주당은 2시간여 격론 끝에 지도부에 위임하기로 했다. 이날 의원총회에는 130여명이 참석했으며 의원 22명이 발언에 나섰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 대행 탄핵 여부와 투쟁 방식에 대한 변화 등을 어떻게 할지 여부를 지도부에 위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박찬대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원내지도부는 의원총회가 끝나자마자 추가 회의에 돌입했다.

‘최상목 탄핵의 실익이 없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민주당이 또다시 탄핵을 고심하는 건 헌재 선고가 차일피일 미뤄지는 답답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뭐라도 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작용했다.

당내에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기각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당초 14일 선고를 예상하고 시작한 도보 투쟁과 단식 농성에 대한 회의감과 피로감마저 고조된 상태다. 탄핵이 인용돼 향후 조기 대선 국면으로 바뀔 경우 이재명 대표의 최대 사법리스크인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선고(3월 26일)도 코앞으로 다가왔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가만 있으면 헌재가 여당의 페이스에 끌려갈 수밖에 없으니 최 대행을 탄핵해서라도 현 상황의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헌재가 선고 일정을 빨리 잡도록 압박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복 입고 의총 등장한 이재명... 도보행진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부근 광화문 민주당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대표는 신변 보호를 위해 이날 방탄복을 착용했다. 고영권 기자


이 같은 조급함은 최근 이 대표의 행보에서도 드러났다. 신변 위협 우려로 대외 활동을 최소화했던 이 대표는 이날 방탄조끼를 입고 경찰 신변보호를 받으며 광화문 천막 농성장에서 진행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지금은 대한민국 정상화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로 헌재의 신속한 판결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것을 겨냥해 “직무유기 현행범으로 체포될 수 있으니 몸조심하라”는 격한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윤 대통령 구속 취소 이후 장외 투쟁에서 거친 발언을 자제했던 모습과는 대비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민주당 의원 도보 행진’에도 참석했다. 오늘로 8번째인 도보행진에 이 대표가 동참한 것은 처음이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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