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앵커]

어제(18일) 강원도 산간지역에 폭설이 쏟아지면서 고지대에 위치한 대학 캠퍼스가 눈사태로 고립됐습니다.

꼼짝없이 캠퍼스에 갇힌 학생 백여 명이 꼬박 밤을 지샌 뒤 오늘(19일) 아침이 돼서야 17시간 만에 귀가했습니다.

현장에서 함께 고립됐던 정상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해발 800m 육백산 정상으로 향하는 도로.

시간당 6cm가 넘는 폭설에 버스가 미끄러져 멈춰 섰습니다.

산 정상부에 위치한 대학 캠퍼스를 오가는 통학버스입니다.

버스에 탄 학생들은 구조됐지만, 유일한 통학로는 마비됐습니다.

[김용하/강원도 삼척시 도계읍장 : "(폭설에) 버스 기사님들이 두려움에 올라가지 못하고, 그 와중에 내려오는 버스 한 대가 사고가 나버리니."]

통행 재개를 기다리다 지친 학생들은 한 시간 넘는 눈길을 걸어서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조재범/강원대 도계캠퍼스 학생 : "급한 약속이 있어 가지고 아무래도 버스가 장시간 오지 않는 상황이다 보니까 빨리 내려가야겠다는 마음에."]

캠퍼스에는 학생과 교직원 4백여 명이 대기하는 상황.

다섯 시간 만에 통학버스 운행이 재개됐습니다.

[김용선/강원대 도계캠퍼스 학생 : "제설이 금방 될 줄 알고, 처음에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는데, 사실 이렇게 늦게 진행될 줄 몰랐고."]

그런데 한 시간 만인 밤 10시쯤 60톤에 이르는 눈사태가 도로를 덮쳤고 버스 운행은 또 중단됐습니다.

[김동호/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주무관 : "(제설하면서) 내려가는 상황이거든요. 근데 앞에서 갑자기 앞이 안 보이더니 눈사태가 난 거예요."]

미처 학교를 떠나지 못한 이들은 150여 명.

심야에 눈사태를 치우는 것이 불가능하자 결국 고립되고 말았습니다.

일부 학생들은 난방도 제대로 되지 않고, 침구류도 없는 빈 강의실에서 밤을 지새워야만 했습니다.

폭설 예보에도 대면 수업을 강행한 학교에 대한 성토가 빗발쳤습니다.

[김용선/강원대 도계캠퍼스 학생 : "좀 추워하는 학생이 있을 수도 있고 하는데도 기다리라는 말만 하고. 저희가 따로 조치 받은 것도 없고."]

오늘 아침 날이 밝으며 진입로가 다시 뚫리고 추위 속에 꼬박 밤을 지샌 이들은 17시간 만에 비로소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KBS 뉴스 정상빈입니다.

촬영기자:구민혁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네이버,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259 [심판임박] 최상목에 건넨 '비상입법기구' 문건‥'전두환 독재' 꿈꿨나 랭크뉴스 2025.03.19
46258 고개만 숙이고, 소신 안 굽힌 오세훈 랭크뉴스 2025.03.19
46257 ‘집값 통제용’ 오락가락 토허제…“혼란만 키워” 랭크뉴스 2025.03.19
46256 여야 연금개혁안 ‘잠정 합의’…지도부 추인받으면 20일 본회의 처리 랭크뉴스 2025.03.19
46255 ‘갭투자’ 급증에 백기 선언…혼선 자초한 서울시 랭크뉴스 2025.03.19
46254 “야유회 같던 한국 집회”… 대만 여배우 향한 악플 왜? 랭크뉴스 2025.03.19
46253 "베트남 다녀온 뒤 감염" 벌써 6명 확진…전세계 들끓는 이 질병 랭크뉴스 2025.03.19
46252 “난 학교 문턱도 못 밟았지만 학생들 맘껏 공부할 수 있기를”…80대 할머니, 고향 충남대에 40억 기부 랭크뉴스 2025.03.19
46251 작년 12월 시신보관 '영현백' 3000개 구입…軍 "계엄과 무관" 랭크뉴스 2025.03.19
46250 40개대 총장 “의대생 휴학계 반려… 유급·제적 원칙대로” 랭크뉴스 2025.03.19
» »»»»» “드디어 집에 간다”…눈사태 고립 백여 명 17시간 만에 귀가 랭크뉴스 2025.03.19
46248 러, 양보 없이 시간 벌기 성공…“사실상 무늬만 휴전” 랭크뉴스 2025.03.19
46247 ‘오남용 우려’ 비급여 의료, 건보 관리 받는다 랭크뉴스 2025.03.19
46246 [심판임박] 무장 병력 침탈이 질서 유지?‥"국회 기능 저지는 명백한 위헌" 랭크뉴스 2025.03.19
46245 30년 전에도 이유 모르고 당했다... 美 '민감국가' 지정에 탈탈 털린 한국 랭크뉴스 2025.03.19
46244 민주당, '윤석열 사병 전락' 경호처 폐지법 속속 발의 랭크뉴스 2025.03.19
46243 여 “불법 테러 선동…이성 잃은 망언” 랭크뉴스 2025.03.19
46242 "도쿄 사찰 소장 고려대장경 인쇄본, 세계기록유산 등재될 듯" 랭크뉴스 2025.03.19
46241 "강남 집값 상승률 못지 않네"…아파트 매매가격 껑충 뛴 '문경·상주' 왜? 랭크뉴스 2025.03.19
46240 김건희, 윤석열 체포 뒤 “총 갖고 있으면 뭐 하냐” 경호처 질책 랭크뉴스 2025.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