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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버거·치킨 등 배달 가격 줄인상
커지는 소비자 비용 부담
물가 상승에 시장 위축 우려 목소리도

프랜차이즈 업체가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보다 높게 받는 ‘이중가격제’를 잇따라 도입하면서 소비자 배달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지난해 배달 플랫폼 업체들이 마련한 상생안의 효과가 미미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중가격제로 인한 가격 인상 폭이 커 소비자들의 물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커피는 지난 18일부터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 플랫폼에서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모든 제품에 배달 전용 판매가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제조 음료는 300원, 베이커리·RTD(Ready to Drink)·RTE(Ready to Eat)·스틱커피 등 일부 품목은 500원 인상됐다. 다만 자사 앱 ‘이디야멤버스’를 통한 주문은 기존과 동일한 가격을 유지한다. 이디야커피 측은 “배달 수수료 인상과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가맹점의 운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가맹점의 안정적인 운영과 장기적인 품질 유지 및 서비스 향상을 위해 부득이한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는 전국 가맹점 1450곳 중 48곳이 배달 메뉴 가격을 평균 15% 올렸다. 회사 차원의 결정은 아니지만 이중가격제를 요구하는 가맹점주들이 늘어 본사와 점주 간 협의 후 일부 매장에서 이중가격을 도입한 것이다. 현행 가맹거래법상 가맹본부가 가맹점의 개별 가격 정책을 규제할 수 없어 점주들의 자율에 맡겼다는 게 기멩본부 측의 설명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치킨의 일부 가맹점도 배달 메뉴 가격을 1000~3000원 인상했다.

작년 11월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이 합동 발표한 상생안은 9.8%인 배달앱 중개 수수료를 입점 업체의 거래액에 따라 최저 2%에서 최고 7.8%까지 차등 적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거래액 상위 35% 업체에는 수수료율 7.8%, 35~80% 업체에는 6.8%, 하위 20% 업체에는 2.0%를 적용한다. 배달비도 차등 적용한다. 거래액 50~100% 업체의 경우 현행과 동일하게, 상위 35% 업체에는 500원, 30~50% 업체에는 200원 인상했다.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은 지난달부터 상생안을 통해 마련한 배달 수수료를 적용해 오고 있다. 업계 2위 쿠팡이츠는 내달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지난 18일 서울 시내에서 대기 중인 배달 기사의 모습. /연합뉴스

앞서 프랜차이즈협회는 상생안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수수료율이 줄어든 대신 배달료가 증가해 상생안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배달의민족의 경우 주문 객단가 기준을 2만5000원에 맞췄다. 소비자들이 2만5000원 이상을 시켜야 점주들이 비용에 대한 부담을 해소할 수 있는 구조다. 이에 버거킹, 맥도날드, KFC, 파파이스, 한솥도시락 등도 이중가격제를 이미 도입했다. 버거킹 와퍼 세트의 매장 가격은 9200원, 배달 가격은 1만600원이다. KFC 징거세트 매장 가격은 7900원, 배달 가격은 8500원이다.

일각에선 업체들이 몇백 원의 추가 배달료를 부담하는 데 비해, 이중가격제를 통한 배달 가격 인상 폭은 1000~3000원에 달해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중가격제는 배달앱 수수료를 결국 음식 가격에 전가하는 구조인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배달앱 상생안이 나오기 전부터 수수료 부담을 이유로 꾸준히 가격을 올려왔다”며 “상생안에 합의했음에도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는 것은 배달 수요 자체를 줄여 영세 업체 점주들이 피해를 보는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고 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중가격제 도입은 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울 수밖에 없지만, 배달 생태계 정착을 위한 ‘필요악’이라고 본다”며 “다만 인상된 가격이 점주뿐 아니라 라이더 등 배달 생태계 주체들에게 고루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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