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우크라만 때릴 부분휴전…원래 하던 포로교환 등 생색
"푸틴, 트럼프에 완승…No라는 말 안하면서 No와 같은 결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우)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매특허인 'No 전술' 앞세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외교적 대결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CNN 방송은 18일(현지시간) 미국과 러시아가 합의한 우크라이나 부분 휴전의 맥락과 구체적 내용을 분석하며 푸틴 대통령의 완승이었다고 결과를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대화하면서 설득하거나, 달래거나, 속일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두 실패했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1시간30분∼2시간30분으로 전해진 긴 회담에서 전면 휴전을 위한 조건으로 기존에 제시해온 타협 불가능한 종전 조건을 되풀이했다.

그는 분쟁 해결의 핵심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외국의 군사 원조 및 정보 공유의 완전한 중단이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접점을 쉽게 찾을 수 없는 근본적인 논의 속에도 회담의 합의 도출이라는 형식과 함께 마무리됐다.

두 사람은 30일간 '에너지 및 인프라'(energy and infrastructure)에 대한 공격 중단이라는 부분 휴전에 합의했다는 것이 백악관의 발표다.

그러나 러시아의 발표는 백악관의 발표 내용과 큰 차이를 보인다.

러시아는 30일간 공격을 중단할 대상에 대해 '에너지 인프라'(energy infrastructure)라고 적시했다.

미국의 발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다리나 주요 도로, 항구, 철도 등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중단되지만, 러시아는 공격 중단 대상을 발전소 등 에너지 인프라로 범위를 좁힌 것이다.

러시아는 겨울철 혹한을 무기로 삼기 위해 늦가을이나 겨울에 우크라이나의 발전소와 같은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하곤 했다.

이제 봄이 돼 난방이 불필요해지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 중단은 러시아에 더는 아무런 양보가 아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최근 몇달간 장거리 드론과 미사일로 러시아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해왔다.

지금도 우크라이나는 장기전을 이어가는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에 타격을 주기 위해 이들 시설을 집중 공격 표적으로 삼는다.

이날 부분 휴전 합의는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의 담판에 대신 나서서 군사적으로 자국에 완전히 불리한 합의를 체결한 뒤 이행을 강요하고 있는 셈이다.

푸틴 대통령의 승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울러 175명의 포로 교환과 부상 상태가 심각한 23명의 우크라이나인 송환 합의도 사소한 결정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미국과 러시아 정상의 휴전 협상과는 별개로 비슷한 내용의 포로 교환은 이전부터 꾸준하게 이뤄졌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이 마련한 휴전안도 너무 단순한 내용만 담고 있었기 때문에 러시아 입장에선 '빠져나갈 구멍'을 너무 쉽게 발견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러시아는 협상 과정에서 중요한 세부 사항에 대한 논의 없이 미국과 휴전안을 합의하는 데 성공했다.

휴전안의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임무를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나 유엔 등의 외부 기구가 담당해야 하지만 그런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종합적으로 볼 때 푸틴 대통령은 겉으로 'No'라고 말을 하지 않은 대목에서조차 실제로는 아무 양보가 없는 'No'와 같은 결과가 나오게 하는 방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요리해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2211 "민감국가 해결 합의"...고비 넘겼지만 지정 사유 해소에 집중할 시간 랭크뉴스 2025.03.21
42210 오세훈 핵심 참모진, 사의 표명…"토허제 혼란 책임지겠다" 랭크뉴스 2025.03.21
42209 국힘, 연금개혁안 후폭풍…“내용도 모르고 합의” 당 특위 총사퇴 랭크뉴스 2025.03.21
42208 최서원 딸 정유라, 빌린 7억 못 갚아 검찰 송치···“변호사비 등으로 써” 랭크뉴스 2025.03.21
42207 [르포] “에르메스·샤넬 없는 게 없어… 단돈 15만원에 가져 가셔” 고속터미널 지하상가 ‘짝퉁 명품 번개시장’ 랭크뉴스 2025.03.21
42206 경찰, 백종원 입건‥'빽다방' 원산지 허위광고 의혹 수사 착수 랭크뉴스 2025.03.21
42205 계엄은 남편이 했는데…김건희는 왜 이재명을 쏘고 싶다 했나 랭크뉴스 2025.03.21
42204 술 취한 대통령경호처 직원, 경찰 폭행 현행범 체포 랭크뉴스 2025.03.21
42203 김수현 故 김새론 논란에… 디즈니+, ‘넉오프’ 공개 보류 랭크뉴스 2025.03.21
42202 경찰, 백종원 수사한다…‘빽다방’ 원산지 허위광고 의혹 랭크뉴스 2025.03.21
42201 [단독]헌재 앞 ‘탄핵 반대’ 시위대 참여자, 폭행 혐의로 현행범 체포 랭크뉴스 2025.03.21
42200 [단독] 명태균 “오세훈 유리한 여론조사 부탁했다”고 김한정에 문자 랭크뉴스 2025.03.21
42199 뉴진스, 法 가처분 결과에 불복..."이의제기 할 것" 랭크뉴스 2025.03.21
42198 "20억명 생존 위협 재앙 덮친다"…유엔까지 섬뜩 경고, 왜 랭크뉴스 2025.03.21
42197 이재명·이재용 만남에 최민희 “소름 돋을 만큼 섹시한 장면” 랭크뉴스 2025.03.21
42196 김부겸, 최상목 탄핵안 발의에 “신중하지 못한 결정, 절제하는 용기 필요” 랭크뉴스 2025.03.21
42195 "어이, XXXX" 헌재 앞 여성 의원들에게 욕설·조롱으로 고성 랭크뉴스 2025.03.21
42194 한화에어로 3.6조 사상 최대 유증에 최대주주 한화는 어쩌나 랭크뉴스 2025.03.21
42193 야 5당, 최상목 탄핵안 발의…여, “국정 파괴 테러리즘” 강력 반발 랭크뉴스 2025.03.21
42192 유승준 '입국 허가' 소송 3라운드… "묵묵히 계속" vs "국익 위해 안 돼" 랭크뉴스 2025.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