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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MRO 플랫폼 ‘톰스(TOMMS)’ 개발
장비 고장 시기 예측하고 원격 정비도 지원
韓 무기 구매한 UAE·사우디·폴란드도 관심
“3년 뒤 年매출 5000억, 10년 내 1조 달성”

“아무리 성능이 좋은 무기라고 해도 꾸준한 후속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입니다. 머지않은 미래엔 AI(인공지능)에 기반한 MRO 플랫폼이 군수 참모 역할을 맡게 될 것입니다.”

이달 초 서울시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만난 박재훈 한화시스템 MRO사업단장은 “AI가 군사 장비 현황을 모니터링하며 지휘관에게 필요한 각종 조치를 조언해 주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MRO는 유지(Maintenance), 보수(Repair), 정비(Overhaul)의 약자로 군사 장비가 배치된 시점부터 폐기될 때까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정비하고 성능을 개량하는 일련의 활동을 뜻한다. 방위산업 업체 입장에서는 납품한 장비에 제공하는 일종의 ‘애프터 서비스(After Service)’와 같다.

박재훈 한화시스템 MRO사업단장이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자사의 MRO 플랫폼 '톰스(TOMMS)'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한화시스템 제공

군사 장비는 여러 차례의 개량을 통해 장비 수명이 연장되고, 새로 개발된 장비도 계속 배치되기 때문에 숫자가 계속 늘어난다. 최신식 장비일수록 가격이 비싸고 수명주기도 길며 정밀 기술이 대거 탑재돼 높은 수준의 MRO를 요구한다. 장비 가동률을 유지하기 위해 과거보다 효율적인 방식의 MRO가 필요해진 이유다.

한화시스템은 무기체계 운영 유지 영역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다수의 전산 체계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23년 MRO 특화 플랫폼 ‘톰스(TOMMS)’를 개발했다. TOMMS는 ‘Total Operation&Maintenance Management System’의 약자로, 육·해·공에서 운용하는 모든 무기체계의 MRO를 도울 수 있도록 설계됐다.

TOMMS 개발의 한 축을 맡은 박 단장은 지난 2002년 삼성탈레스의 기계기술팀으로 입사했다. 2015~2016년 한화그룹이 삼성탈레스를 인수하며 한화시스템으로 사명이 바뀔 때도 자리를 지킨 그는 2018년 제품 엔지니어링부 기획총괄, 2019년 구미사업장 기계기술팀장 등을 차례로 역임했다. 이후 2022년 구미사업장 MRO사업팀장으로 임명됐고, 지난해 12월부터는 본사 MRO사업단장을 맡아 서울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다음은 박 단장과의 일문일답.

─TOMMS에 대해 설명해달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일종의 인터넷 플랫폼과 비슷하다. 사용자가 TOMMS 시스템에 접속하면 화면을 통해 등록된 모든 장비의 상태와 운용 환경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과거에는 업체나 사업마다 별도의 전산 체계를 사용했지만, TOMMS는 이를 한 곳에 종합했다.

TOMMS는 등록된 장비의 운용, 정비, 기술 지원 이력을 기록하면서 AI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장을 예측하고, 정비에 필요한 수리부속과 자재 정보도 제공한다. 군이 최상의 전투준비태세를 갖출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MRO 플랫폼 TOMMS의 원격 정비 지원 시나리오. / 한화시스템 제공

─우리 군도 TOMMS를 사용하는지.

“요즘 군의 MRO는 성과기반군수지원(PBL) 계약에 따라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PBL은 각종 무기체계의 MRO를 전문 업체가 전담하고, 제시된 성과측정 지표(가동률, 조달 기간 등) 달성 여부에 따라 성과금 또는 페널티(벌금·위약금)를 차등 적용하는 제도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TOMMS를 통해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단거리 지대공(地對空·지상에서 공중으로 향함) 미사일 ‘천마’, 방공지휘통제경보체계(C2A·Command Control and Alert), 열상감시장비(TAS-815K), K1 전차 등의 PBL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도 TOMMS는 KF-21 능동주상배열(AESA·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레이더를 비롯한 다수의 국내 PBL 사업에 적용될 예정이다.”

─TOMMS와 같이 AI를 활용한 MRO 지원이 실제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지.

“한화시스템은 과거부터 ‘천마’ 지대공 미사일의 MRO를 도맡아 수행해 왔다. 천마는 2001년 양산 1호기가 출시됐고, 벌써 25년 가까이 사용된 노후 무기체계다. 과거에는 1년에 약 190일이 정비 일정으로 소요됐지만, 한화시스템의 AI 기반 MRO를 도입한 이후에는 56일 수준으로 줄었다. 현재 운영 가용도도 97~98%를 유지하고 있을 만큼 준수하다.”

박재훈(왼쪽) 한화시스템 MRO사업단장이 지난 2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개최된 방산 전시회 'IDEX 2025' 현장에서 중동 고객들을 대상으로 MRO 플랫폼을 설명하고 있다. / 한화시스템 제공

─TOMMS 플랫폼의 수출도 추진하고 있는지.

“한국산 무기를 도입한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폴란드 등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무기체계는 단순 구매로 사업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후속 MRO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외국도 TOMMS 도입을 고려하는 것이다.

TOMMS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원격 정비 지원도 외국 고객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현장 정비요원이 태블릿PC 등을 통한 화상 통화로 전문가의 지시를 받으며 정비를 수행하고, 조치 내용을 다시 TOMMS에 입력해 장비 상태를 업데이트하는 획기적인 방식이다. 실제 최근 UAE에서 한국에 있는 엔지니어가 TOMMS를 활용해 수출된 ‘천궁’ 레이더의 수리를 원격으로 지원하는 모습을 시연했고, 현지 관계자들이 상당히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화시스템 MRO사업의 매출 현황과 목표는.

“현재 국내를 기준으로 연간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3년 뒤에는 5000억원 이상, 10년 내에는 1조원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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