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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철관 18일 거래대금 1006억
올 평균 거래대금 137억 대비 6배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 11조의 1%
“거래급증, 장애 발생 원인 아닐 듯”
동양철관 천안공장 전경. 사진=동양철관 홈페이지 캡처

[서울경제]

‘새우가 고래를 기절시켰다.’

강관(철로 만든 관) 제조사 동양철관 사태를 두고 금융투자 업계에서 나온 평가다. 지난 18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 1757억 원(18일 종가 기준) 동양철관 한 종목의 거래 장애가 코스피에 상장된 932종목(총 시가총액 2123조 원)의 거래를 7분 간 멈춰세웠다. 당일 동양철관 주가가 치솟으며 거래대금이 평소 대비 6배 넘게 많았다는 점을 고려해도, 시장 전체를 흔들 수준은 아니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많은 설왕설래가 오고갔지만 결국 원인은 넥스트레이드(대체거래소) 출범으로 도입된 중간가 호가와 한국거래소의 기존 시스템 간 충돌 때문으로 드러났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동양철관은 지난 18일 전 거래일 대비 29.97%(258원) 오른1119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 동양철관은 867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오전 11시33분께 1000원 선을 넘으며 강세를 보였다. 그러다 갑자기 매매 체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동양철관 거래 장애는 이내 코스피 시장 전체 종목으로 영향을 미쳤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11시 37분 7초부터 11시 44분 16초까지 약 7분 동안 거래 체결 시스템에서 지연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후 다른 코스피 종목들은 거래가 재개됐지만 동양철관 주식은 호가 거부 현상이 계속됐다. 이내 한국거래소는 동양철관 주식 매매를 오후 12시5분부터 정지시켰다. 당시 동양철관 주가는 1128원이었다. 약 3시간 가량이 걸려 전산 오류가 해결됐고, 동양철관 거래는 오후 3시에 재개됐다.

거래 정지로 동양철관은 시장 이목을 한몸에 받았다. 오후 3시부터 3시10분까지 10분간 단일가 매매가 진행됐고, 주가 상승폭은 더 커져 3시15분 가격제한폭(상한가)까지 주가가 치솟았다.

업계에서는 동양철관 거래 장애가 전체 코스피 상장사에 영향을 미친 요인을 두고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이날 동양철관 거래대금은 1006억 원이었다. 올해 하루 평균 거래대금 137억 원 대비 6배 많긴 하다. 그렇다 해도 지난 7일(1319억 원), 6일(2054억 원)과 비교하면 오히려 더 적은 금액이 거래됐다. 올해 코스피 일 평균 거래대금이 11조 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동양철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1%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 거래대금 급증이 전산 장애로 이어졌을 개연성은 낮은 셈이다.

한국거래소는 18일 장중 발생한 전산장애의 원인이 최근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가 출범하며 도입된 '중간가 호가'와 기존 로직의 충돌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거래소는 전날 오전 발생한 장애 원인을 분석한 결과 "동양철관 종목의 자전거래방지 조건 호가의 매매체결 수량 계산시 중간가 호가 수량이 누락되면서 매매체결 지연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자전거래방지 조건은 거래 ID가 동일한 경우 상호체결을 방지하는 장치다. 같은 ID에서 동일한 가격의 매수 및 매도 주문이 발생할 경우 한쪽의 호가가 효력이 정지된다.

당일 동양철관 거래에서 자전거래방지 조건으로 인해 중간가 호가와 일반 호가만 존재하는 상황이 만들어졌고, 중간가 호가 특성에 따른 '가격 절사'로 인해 예상 체결가능주식 수와 실제 체결된 주식 수간 괴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중간가 호가는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 가격으로 가격이 자동으로 조정되는데, 호가 가격 단위가 1원인 종목(1주 2000원 미만)의 경우 중간가 호가가 0.5원이어서 0원으로 절사되면서 수량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동양철관은 거래 중단 직전 1028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시스템이 이같은 오류를 인지하면서 동양철관이 포함된 코스피 주식군 전체의 거래가 멈췄다는 설명이다.

당일 오전 동양철관 주가가 오른 배경으로는 호실적이 꼽힌다. 지난 17일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동양철관은 별도 기준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48억 원을 내 전년(적자) 대비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동양철관은 KBI그룹(갑을상사그룹) 소속이다. 동양철관은 1990년 경영난을 겪다가 새 주인을 만난 후 외환위기 이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가, 2001년 KBI그룹 주축인 동국실업에 인수됐다. 동양철관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1973년 박정희 대통령 당시 조카 박재홍이 설립한 ‘동양철관공업’이 있다. 경기도 인천시 북구에 설립됐다.

동양철관은 가스관과 송유관 등 강관을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매출에서 내수 시장 비중이 80%로 국내 건설 경기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최근 미국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 관련 강관 업종이 주목을 받으면서 동양철관 주가도 급등락해 왔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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